'위믹스' 유통량 불쑥 2배…투자자 납득 못해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입력 2022. 11. 25.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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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코인 '위믹스' 상장폐지
시총 급증 공시없이 유통 의혹
위믹스 "분기별 공시" 해명에도
결국 투자자 신뢰 훼손돼 퇴출
위메이드, 가처분 신청 준비
오늘 오전 기자회견 열기로

위믹스가 결국 상장폐지를 당한 건 유통량 때문이다. 위믹스팀은 스스로 코인 거래소에 밝힌 월별 유통량 계획을 초과하는 위믹스를 유통했다. 예를 들어 위믹스팀은 가격이 고정된 코인인 '스테이블코인'을 신규 발행하기 위해 위믹스를 담보로 사용했고, 자회사 담보대출을 통한 현금 창출에도 위믹스를 사용했지만 유통량으로 적시에 반영하지 않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시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는 코스닥 상장사 '위메이드'가 공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사태의 시작은 지난달 26일 위믹스 시가총액이 전일 대비 2배 넘게 늘어나며 투자자들의 의혹을 샀던 일이다. 코인마켓캡에서 지난달 25일 3000억원대였던 위믹스 시총은 큰 가격 변화가 없었음에도 다음날인 26일 8000억원대로 표기됐다.

논란이 일자 위메이드는 "코인마켓캡에 위믹스 유통량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업데이트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위믹스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결국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은 지난달 27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에 제출된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다"면서 위믹스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위믹스팀은 그 주 일요일인 지난달 30일 해명을 내놨다. 위믹스팀은 "이미 분기 리포트를 통해 모든 것을 공시했다"고 반박했다. 코인 유통량 공급은 코인마켓캡에도 닥사에도 실시간으로 알릴 수 있음에도 분기 리포트를 통해 공시했으니 충분하다는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

위믹스팀은 이후 추가 유통량이 발생한 원인으로 지목된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서비스 코코아파이낸스에서 실행한 위믹스 담보대출을 상환하면서 물량을 환수했다. 자회사 담보대출을 통한 위믹스 사용도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FTX 거래소가 위험 가능성을 숨기고 사업의 장밋빛 전망만 제시했던 것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4주간의 투자유의종목 지정 기간 이후 위믹스는 이날 상장폐지됐다.

코인 업계에 따르면 닥사는 이번 결정이 있기까지 깊은 고심을 해왔다. 상장폐지에 따른 투자자의 원성을 닥사가 모두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장폐지를 하지 않는다면 자율규제를 하겠다고 주장하며 출범한 닥사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의문이 가해질 수밖에 없었다. 코스닥 상장기업을 비롯한 거대 발행사의 코인이라면 상장폐지까진 가지 않는다는 나쁜 선례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통량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위믹스 측 주장대로라면 담보 물량은 시장에 실제로 풀린 토큰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물량도 유통량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위믹스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투자자 보호, 신뢰 확보 그리고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까지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던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그동안 위믹스 상장폐지는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해왔다.

투자자들 반응은 냉랭함을 넘어 배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분위기다. 위메이드가 앞선 소명 절차 과정에서 안일하게 대처하고 소명자료를 부실하게 대처해 사태를 키웠다는 원망이 터져나오고 있다. 위메이드는 25일 오전 11시 위믹스 상장폐지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도 기자 /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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