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이종원'] 나만의 '금수저'를 갖고 있다는 건
"데뷔 첫 주연작...다양한 감정 꺼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더팩트|박지윤 기자] '금수저', 시작은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도구를 지칭했다면 끝은 자신을 행복으로 이끌어주는 걸 명확하게 깨닫고 있는 내면의 소중함을 향했다. 그런 점에서 이종원은 그 누구보다 자신이 품고 있는 '금수저'의 소중함과 가치를 잘 알는 배우였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더팩트> 사옥에서 이종원을 만났다. 그는 뚜렷한 이목구비를 훤히 드러낸 헤어 스타일과 검은 뿔테 안경, 큰 키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롱 코트로 왠지 모르게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었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이종원이다. 본업과 일상을 확실하게 구분 짓는 그는 'ON(온)'과 'OFF(오프)' 사이를 넘나들며 솔직한 답변을 꺼내 들었고, 그 안에는 내면의 단단함이 깊게 자리하고 있었다.
이종원은 지난 12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극본 윤은경·김은희, 연출 송현욱·이한준)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금수저와 흙수저의 삶을 오가게 되는 모태 금수저 황태용 역을 맡아 이승천(육성재 분)과 대비되는 인생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완성했다.

먼저 그는 "태용이는 승천이로 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성공도 했죠. '제가 바로 금수저입니다'라는 대사는 시청자들께 '여러분은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요?'라고 질문하는 거예요. 어떤 걸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알고, 이를 지키고 이뤄내면 마음속에 금수저가 되는 거죠. 그 마음으로 대사를 뱉었어요. 저희 작품은 생각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어요. 자신의 감정과 매치되는 숨겨진 메시지를 가져갔으면 좋겠어요"라고 종영 소감을 남겼다.
이종원은 어릴 적 가족들과 반지하에서 생활했던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그는 돈보다는 행복을 좇는 캐릭터의 신념과 실제 가족의 삶이 교차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승천이 된 황태용에게 더욱 공감하고 몰입하며 마음을 썼다.
"태용이는 좋은 집이나 차보다 가족의 따뜻한 말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자유를 원했어요. 자신의 진짜 이름도 잊고 살고 있지만, 태용이의 진짜 모습이 나와서 좋았어요. 자신이 진짜 이승천이 아닌 걸 깨닫고도 금수저를 쓰지 않았잖아요. 태용이는 어쩌면 이승천으로서 살아가는 삶을 더 지키고자 했던 거 같아요."

직접 중고나라에서 물건을 구입하며 디테일함을 더한 그는 "태용이의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문드러져 가고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죠. 반대로 승천이로 사는 태용이는 신발을 두 켤레로 돌려 가면서 신었지만 삶은 행복했죠. 또 황태용일 때는 쓴웃음을 지었어요. 애써 웃는 듯한 느낌을 줬죠. 이승천일 때는 이전 상황과 대비될 수 있게 해맑고 환하게 웃었고요"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작품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이 바뀐 뒤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인생 어드벤처 스토리를 그린다. 이종원은 재밌게 봤던 웹툰의 드라마화와 데뷔 첫 주연, 하나의 캐릭터로 상반된 두 가지 연기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다는 도전에 이끌려 '금수저'를 들었다. 기분 좋은 부담을 안고 긴 여정을 무사히 마친 그는 더욱 다채로운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저와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어요. 평소 잘 느끼지 않았던 감정을 꺼내야 했으니까요. 저는 긍정적이고 장난기가 많은 성격이라 아버지가 돌아가시거나 슬픔이 폭발하는 장면은 도전이었어요. 제 안에 작은 감정을 키우고 키워서 연기했어요. 이렇게 여러 감정을 꺼내면서 배우, 그리고 사람 이종원으로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됐어요."
이렇게 배우로서 바쁜 'ON'을 보낸 그는 잠시 'OFF'의 시간을 갖고, 북유럽 여행과 취미이자 특기인 사진에 몰두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쉬는 기간을 더 가질 거라는 그는 "일상을 어떻게 보내야 스트레스나 불안함을 해소할 수 있는지 확실히 알아요. 넓은 세상을 더 보고 싶죠.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마음은 풍요로워져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바로 그의 전작들을 다 봤음에도 불구하고 '금수저' 황태용과 동일 인물이라는 걸 쉽게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 그만큼 이종원은 새로운 결의 캐릭터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그에 걸맞은 얼굴을 꺼내 들었고, 이는 장점이자 무기가 됐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기도 하고 저도 칭찬으로 듣는 이야기가 '이 작품에 나온지 몰랐다'예요. 여러 작품에서 배우 이종원이 나오지만, 보시는 분들이 동일 인물이라는 걸 알지 못할 정도로 사람 이종원과 닮아있지 않다면 그 캐릭터를 잘 표현한 배우가 된 게 아닐까 생각해요. 오히려 못 알아보셔서 감사하죠."
1994년생인 이종원은 곧 30대를 맞이한다. 20대의 풋풋함이나 소년미를 넘어 30대의 성숙함을 보여줄 예정이다. 스스로를 뼛속 깊이 '경험주의자'라고 말한 그는 이제껏 그래왔듯 자신과의 대화를 거듭하며 진짜 배우로 거듭날 전망이다.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악역을 해보고 싶어요. 아직 장르물을 해본 적 없는데, 범죄 스릴러나 공포 드라마처럼 정체성이 뚜렷한 걸 해보고 싶어요. 저는 늘 내일, 그리고 다음 달이 기대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30대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금수저' 그리고 황태용에게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또 새로운 캐릭터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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