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지진에 무너진 학교, 튼튼했다면…
대피소 역할 못한 142곳 붕괴
교실 어린이 등 100여명 참사
6세 소년 가옥 잔해서 ‘생환’
지난 23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시안주르의 나그락 마을에서 무너진 가옥 잔해에서 아즈카(6)가 구조됐다(사진). 21일 오후 규모 5.6 지진이 이 지역을 덮친 이후 이틀 만이다. 아즈카는 할머니의 시신 옆에서 발견됐으며, 앞서 그의 부모의 시신 또한 수습됐다. CNN방송·가디언 등에 따르면 아즈카는 매트리스 덕분에 살아남았다.
아즈카는 살아 돌아왔지만 많은 어린이들은 참사를 피하지 못했다. 서자바주에 따르면 이번 지진 사망자 271명 중 약 100명은 아동이다. 부상자는 약 1000명이다. 이들 대다수는 이슬람 학교에서 수업을 듣다 변을 당했다.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강력한 진동으로 인해 아동들이 교실을 빠져나와야 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 교사인 미아 사하로사는 “지진은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아이들은 겁에 질려 울었으며 서로 껴안고 기도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아동 인명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학교가 대피소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지진에 무너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학교 건물 142곳이 피해를 입었다.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는 2019년 학교 구조 표준화 규정을 발표했지만, 여기에는 학교가 대피소 역할을 할 만큼 튼튼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국가재난방지청(BNPB)이 건물의 내진설계에 대한 지침을 만들었지만 “안전보다 경제적 이익을 선택하기 때문에 이는 종종 간과된다”고 공학전문가 위드조조 프라코소 교수가 가디언에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약 5만3000개 학교가 지진 취약 지역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프라코소 교수는 “학교 건물은 지진을 견뎌야 할 뿐만 아니라 재난 발생 시 임시 대피소 역할도 해야 하기 때문에 각별히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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