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코소보 '차량 번호판 갈등' 봉합… 무력 충돌 피했다

김표향 2022. 11. 2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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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대표적인 '앙숙' 세르비아와 코소보가 발칸반도를 일촉즉발 위기로 몰아넣었던 '차량 번호판 등록' 문제에 대해 극적으로 합의를 이뤘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양국이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피하고 관계 정상화 방안에 집중하기로 했음을 알리게 돼 매우 기쁘다"며 "코소보는 차량 재등록에 관련된 추가 행동을 멈추고 세르비아는 코소보 도시 표기 자동차 번호판 발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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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미국 중재로 극적 합의
23일 코소보 북부 코소프스카 미트로비차에서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코소보 정부의 차량 번호판 교체 지침에 항의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코소브스카 미트로비차=AP 뉴시스

유럽의 대표적인 ‘앙숙’ 세르비아와 코소보가 발칸반도를 일촉즉발 위기로 몰아넣었던 ‘차량 번호판 등록’ 문제에 대해 극적으로 합의를 이뤘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양국이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피하고 관계 정상화 방안에 집중하기로 했음을 알리게 돼 매우 기쁘다”며 “코소보는 차량 재등록에 관련된 추가 행동을 멈추고 세르비아는 코소보 도시 표기 자동차 번호판 발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EU와 미국은 분쟁이 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양국 간 타협을 중재해 왔다.

미국 정부도 이날 합의를 환영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양국이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국민의 일상생활 개선을 위해 결정을 내렸다”며 “오늘의 결정은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정 측면에서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세르비아와 코소보는 최근 몇 주간 차량 번호판 등록 문제를 놓고 거칠게 신경전을 벌였다. 코소보가 이달 1일부터 자국 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사용해 온 세르비아 발급 번호판을 코소보 발급 번호판으로 교체하도록 강제 조치에 나서면서 양국 간 오랜 갈등에 다시 불을 붙였다.

두 나라 사이에는 피 비린 내 나는 역사가 있다.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에 속해 있던 코소보는 1998년 연방 해체 당시 세르비아로부터 분리 독립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참혹한 내전이 발생해 1만3,000여 명이 희생되고 78만 명에 이르는 난민이 발생했다.

코소보는 우여곡절 끝에 2008년 독립을 선언했지만, 세르비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은 채 여전히 코소보를 자치주로 간주하고 있다. 코소보 북부에 주로 거주하는 세르비아계 주민들 역시 코소보를 자신들의 국가로 여기지 않는다.

이들은 코소보 정부가 요구하는 차량 번호판 변경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 사법부, 경찰 등 코소보 북부의 모든 기관에서 집단 사퇴가 이어졌다. 일부 주민들은 번호판을 교체한 차량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부랴부랴 중재에 나섰고,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다만 세르비아계 공직자들이 원래 자리로 돌아올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보렐 고위대표는 “양측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EU 제안에 대해 향후 논의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중재 노력 의사도 밝혔다. 비오사 오스마니 코소보 대통령은 “코소보와 세르비아 간 대화 과정에서 미국의 지원이 도움이 됐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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