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세계인구 80억명 돌파! 한계 달한 지구

박영서 2022. 11. 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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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6000년엔 인류 1000만 명에 불과
2080년 104억명으로 절정 찍고 정체
한쪽선 줄어서 다른 쪽선 늘어 고민
나이지리아 인구폭발, 금세기말10억
인구팽창 제동 위해 여성교육 투자를

세계 인구 80억명 시대가 개막됐다. 유엔 추산에 따르면 지난 11월 15일 세계 인구는 80억명을 돌파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일부 개발도상국들이 인구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국가들의 인구를 억제하지 못하고, 인류의 소비 행태를 바꾸지 않는다면 결과는 뻔하다. 인류의 멸종이다.

◇11년만에 10억명 증가, 2080년엔 104억명

세계 인구는 전염병, 전쟁, 식량 부족 등에 의한 일시적 감소는 있었지만 21세기 초까지 총체적으로 증가해 왔다. 인류 문명이 시작된 기원전 7000~6000년에는 500만~1000만명이 지구에 살았다고 한다. 서기 1년경은 2억~4억명으로 추정된다. 14세기 들어 흑사병이 전 유럽을 휩쓸면서 인구가 줄었지만 17세기가 되자 5억명을 넘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인구 증가 속도는 빨라졌다. 19세기가 되자 10억명을 넘어섰다. 지구상에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고 나서 수십만년 후에 비로소 지구의 인구가 10억명에 도달한 것이다. 20세기는 인류사 최대의 인구 증가가 나타난 시기였다. 1900년 17억명으로 불어났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탄력이 붙었다. 1950년 25억명, 1974년 40억명, 1998년 60억명을 각각 돌파했다. 2011년에는 70억명이 됐고 마침내 전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넘어섰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유엔인구국(UNPD)은 이날 현재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돌파했다고 공표했다. 48년 만에 두배로 뛴 것이자 11년만에 10억명이 늘어난 것이다. 유엔은 '80억'이라는 숫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올해 11월 15일을 '80억의 날'로 선언했다. 유엔인구국은 앞으로도 꾸준히 인구가 증가해 15년 뒤인 2037년에는 90억명, 2080년에는 104억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젊은층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전될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동시 진행되는 '인구 폭발'과 '인구 붕괴'

'세계 인구 80억 시대'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한쪽에선 늘어서 고민이고, 다른 한쪽은 줄어서 고민이다. 세계가 '인구 폭발'과 '인구 붕괴'라는 정반대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인구 증가는 빈곤국가들이 주도하고 있다.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국가들이다. 인구 폭증은 아시아의 인도·필리핀·파키스탄,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콩고민주공화국·이집트·에티오피아·탄자니아 등 8개국에 집중될 전망이다. 2050년까지 세계인구 증가 추정치의 절반 이상이 이들 국가에서 나온다고 한다.

우선 인도(14억1000만명)가 중국(14억2000만명)을 추월한다. 유엔은 인도가 내년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대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50년이 되면 16억명으로 불어나 중국보다 3억명이나 더 많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아프리카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중 나이지리아가 심각하다. 현재 2억1600만명의 인구는 2050년이 되면 3억명 이상으로 팽창할 것으로 보인다. 2050년에는 미국 인구를 웃돌아 세계 제3위의 인구 대국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금세기 말이면 10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되면 국토 면적이 10배나 큰 중국의 인구를 뛰어넘게 된다. 현재 나이지리아 식량 상황은 상당히 좋지 않다. 국민의 3분의 1 이상이 극도의 빈곤 상태에 놓여있다. 앞으로 상황은 한층 엄중해질 것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 여성이 낳는 자녀 수를 나타내는 출산율은 무려 6.10이다. 2021년 기준 한국 출산율 0.81보다 6배 이상 높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인구 증가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30년 후에는 세계인 5명 가운데 1명이 아프리카 사람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못사는 나라들에서 인구가 급증하면 빈곤을 영속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일자리 찾기는 어려워지고 가난은 심화되고 식량은 항상 부족해진다. 먹고 살기 위해 다른 나라로 이주한다면 국가 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 또한 인구 증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린다.

반대로 인구가 점점 줄어서 고민인 국가들도 있다. 중국은 인구절벽 위기에 처해 있다. 1949년 신중국이 성립됐을 때 인구는 5억4000만명이었다. 마오쩌둥(毛澤東)은 인구가 국력이라며 국민들에게 자녀를 많이 낳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구가 너무 많아지면서 부작용이 생겼다. 이에 중국은 1973년부터 '계획출산 정책', 1979년부터 '한 자녀 정책'을 실시했다.

이후 출생률은 급격히 저하됐다. 하지만 저출산의 늪에 빠졌다. 중국은 2016년 '두 자녀 정책', 지난해 '세 자녀 정책'을 전면 시행했지만 인구증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인구 자연증가율은 0.034%로 196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구 대국'이 '인구 걱정'을 하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과 유럽, 일본도 비슷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역시 급격한 인구 감소를 겪는 대표적 국가다. 8년 후면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의 노인국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출생률이 낮으면 역시 많은 문제들이 일어난다. 노동력 부족, 성장잠재력 악화, 사회보장비용 증가, 저축률 감소, 연금 고갈, 지방 소멸 등 경제·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나의 지구로는 충분하지 않다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넘은 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80억명 돌파는 인류 발전의 이정표지만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의 격차를 줄이지 않으면 위기와 갈등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그의 말대로 인구 문제는 심각하다. 1만년 전 인간과 가축은 지구의 생물체 가운데 1%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이제 인간과 가축은 무려 9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구가 늘어난다면 지구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생태계 악화는 불보듯 뻔하다. 지금도 숲은 파괴되고 있고, 야생생물은 경이적인 속도로 소멸하고 있다.

인간이 지구를 완전히 뒤덮으면서 지구 용량은 한계를 넘어섰다. 인류의 현재 자원 소비량을 지속적으로 충당하려면 하나의 지구가 더 필요하다고 한다. 미국인처럼 자원을 쓴다면 5개의 지구가 있어야 한다.

기존의 생각이나 방법을 바꾸어야만 인류의 존속이 가능하다. 확실한 대책은 국제협력이다. 이를 통해 개도국의 인구 폭증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출생률을 떨어뜨리는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은 교육이다. 특히 여성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 개도국에서 교육 기회를 얼마나 빨리 확대할 수 있을 지가 세계 인구를 좌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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