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등성이에 공공도서관’ 7개월째 중단…“20억 원 낭비”
[KBS 창원] [앵커]
하동군이 160억 원 규모로 추진한 공공도서관 건립 공사가 7개월 째 중단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20억 원을 투입했는데, 가파른 산등성이에 지으려고 하다 보니, 노약자와 장애인 접근성이 떨어져 애초 설계대로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형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섬진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일 정도로 높은 산지에 위치한 '하동공원'.
하동군이 지난해 9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공공도서관 터입니다.
지난 4월, '흙막이 공정'을 끝으로, 공정률 18% 수준에서 멈췄습니다.
7개월째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공사가 중단된 사업 현장입니다.
바닥엔 무성한 잡풀과 함께 사용하지 않은 녹슨 자재들이 수북히 쌓였고, 현장 출입을 통제하는 안전띠도 설치됐습니다.
공사가 중단된 이유는 뭘까.
설계도상 공공시설이 갖춰야 할 휠체어 통행로나 대중교통 접근성이 없는 데다, 가파른 산등성이에 있다 보니, 급경사 등 안전상 위험이 있어 '공사 불가능'이란 통보를 지난해 12월 감리단으로부터 받은 겁니다.
[하동 공공도서관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공사상 위험하고 이런 여러 가지 복합적인 부분들이 있었고요. 설계가 그만큼 엉망인 거죠."]
설계 변경을 통한 공사 추진도 쉽지 않습니다.
공사비가 지금보다 50억 원 이상 늘어나는 데다 공사 기간도 2년 이상 지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투입된 공사비와 감리비 등 모두 20억 원, 하동군은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하동군 관계자/음성변조 : "애초부터 설계의 중대한 하자가 있어 사업을 지금 중단 중에 있고, 재검토할 때도 접근성, 입지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최종적인 것은 의회에 보고한 다음에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애꿎은 행정력과 세금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지한/하동참여자치연대 공동대표 : "(그동안) 제기되는 문제들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없었다고 저희는 봅니다. 그로 인해서 지금 예산이 많이 낭비되는 사태가 벌어졌잖아요. 전문가와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해서 슬기롭게 이 사태를 해결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동군이 국비 등 160억 원을 투입해 내년 9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한 공공도서관 건립사업.
이번에 취소 결정을 내리면, 앞으로 3년 동안 관련 사업에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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