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최후’ 담긴 류성룡 달력 日서 환수

김신성 2022. 11. 2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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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애 류성룡(1542∼1607)이 적어 넣은 것으로 추정되는 달력 '경자'가 국내로 돌아왔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영의정이자 '징비록'의 저자 류성룡이 생전 사용한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柳成龍備忘記入大統曆-庚子, 문화재 명칭은 한글맞춤법 기준에 따라 유성룡으로 씀)를 확인해 지난 9월 국내에 들여왔다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돌아온 대통력은 경자년(1600년) 한 해를 담은 기록으로, 충무공 이순신(1545∼1598)에 대한 내용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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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1600년 ‘경자’ 공개
김문경 교수 등 유물 확보 조력
“직접 출전해 독려 중 탄환 맞아”
충무공 전사 당시 상황 기록해

서애 류성룡(1542∼1607)이 적어 넣은 것으로 추정되는 달력 ‘경자’가 국내로 돌아왔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영의정이자 ‘징비록’의 저자 류성룡이 생전 사용한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柳成龍備忘記入大統曆-庚子, 문화재 명칭은 한글맞춤법 기준에 따라 유성룡으로 씀)를 확인해 지난 9월 국내에 들여왔다고 24일 밝혔다.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 앞 장.
‘대통력’은 오늘날 흔히 쓰는 다이어리 같은 책력(冊曆·월일과 절기 등을 적은 책)이다. 절기에 따라 농사를 짓는 데 유용하게 쓰였고, 일기장처럼 날짜 옆에 일정이나 개인의 생각 등을 정리해 놓기도 했다.

이번에 돌아온 대통력은 경자년(1600년) 한 해를 담은 기록으로, 충무공 이순신(1545∼1598)에 대한 내용도 보인다. 경자년 대통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별도 표지 없이 종이를 사용해 임시로 책을 매어둔 앞 장에는 총 83자가 위아래 일부 잘린 채 남아있다.

‘여해(汝諧)라는 이름과 함께 ‘전쟁하는 날 직접 시석(矢石·화살과 돌)을 무릅쓰자, 부장(副將)들이 진두지휘하는 것을 만류했다’는 내용이다. 여해는 이순신의 자(字), 충무공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다. ‘대장께서 스스로 가벼이 하시면 안 됩니다. (그러나 듣지 않고) 직접 출전해 독려하다 이윽고 날아온 탄환을 맞고 전사했다. 아아!’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이 주변의 만류에도 전장에서 지휘하다가 전사한 상황을 묘사한 기록이다. 류성룡과 이순신 두 사람이 지금의 서울 중구 인현동인 ‘한양 건천동’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다는 점을 돌아보면 의미 있는 대목이다.

대통력에는 정유재란 때 붙잡혀 일본으로 끌려간 강항(1567∼1618)이 포로 생활을 마치고 1600년 돌아온 일 등 역사적 사실을 파악할 수 있는 내용도 곳곳에 담겨 있다. 술을 어떻게 빚고 익히는지 제조법도 적어 두었다.

문화재청은 “기재된 필적과 주로 언급되는 인물, 사건 정보 등을 토대로 류성룡의 연대기가 기록된 ‘서애선생연보(西厓先生年譜)’ 등을 검토한 결과, 그의 수택본(手澤本)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수택본은 소장자가 가까이 두고 자주 이용해 손때가 묻은 책을 뜻한다.

대통력의 귀환에는 ‘조력자’들의 공도 컸다. 대통력은 일본인 소장자가 2년 전 경매를 통해 사들였는데, 김문경 일본 교토대 명예교수가 올해 5월 관련 내용을 문화재청과 재단 측에 알리면서 그 존재가 드러났다.

김 교수는 2005년 일본의 한 경매에서 김시민 장군의 공신교서(功臣敎書)가 거래됐다는 사실을 확인해 국내에 알린 바 있다. 정보를 입수한 재단 등은 고전학자인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에 자료 확인과 번역을 맡겼다. 이순신 장군 관련 기록 등이 확인되자 재단은 3차례의 평가위원회를 거쳐 유물을 확보해냈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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