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 과녁” ‘반정부 선동’ 김여정, 무도한 위협 멈춰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4일 남측의 추가 대북제재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남한)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 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라고 했다. 3대 세습 통치에 최악의 인권 탄압을 한 자신들의 처지는 생각하지 않고 남측 대통령을 천치 바보라고 하다니 이런 막말이 없다. 게다가 통하지도 않을 ‘반정부 선동’까지 하다니 현실을 너무 모른다. 김 부부장은 무도한 위협을 멈추고, 핵개발이 초래한 대북제재로 고통받는 북한 인민 현실을 먼저 돌아보길 바란다.
김 부부장은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였다. 미국과 남조선 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에 필사적으로 매여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서울 과녁’ 발언은 1994년 3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특사교환 실무접촉 당시 박영수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이 남측 대표에게 한 ‘서울 불바다’ 발언을 연상시킨다. 서울을 향해 핵 타격을 위협한 셈인데, 우려스러운 망동이다. 핵·미사일 개발로 한반도를 긴장으로 몰아놓은 당사자가 거꾸로 위협을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김 부부장은 이틀 전에도 담화를 발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자신들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 “명백한 이중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ICBM 추가 발사와 핵실험 등 강도 높은 추가 도발을 예고한 셈이다.
북한의 전례없는 위협과 무력도발을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강 대 강 대결 국면이 계속되는 근본적인 이유를 성찰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고 오로지 북한이 굴복하기를 바라는 비현실적인 해법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간다면 한반도 정세는 더욱 불안해지고 우발적 충돌 위기까지 도래할 수 있다. 정부는 단호한 메시지를 내면서도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미국조차 대화를 통한 해법을 말하는데 최대 당사국인 남측이 대결적 언어만 쓰는 것은 옳지 않다. 북한 역시 완성되지도 않은 핵을 앞세워 위협을 일삼는다면 국제제재를 풀고 경제개발을 한다는 목표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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