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살인자!” 우크라 잡다 ‘앞마당’ 놓치게 생긴 푸틴…동맹국도 반러 시위(영상)

권윤희 입력 2022. 11. 24. 20:32 수정 2022. 11. 2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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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권 군사·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반러 반전 시위가 열렸다. 2022.11.22 동유럽매체 넥스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골몰하다 앞마당을 놓치게 생겼다. 특히 옛 소련권 군사·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인 아르메니아에서는 반러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STO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반러·반전 시위가 벌어졌다. 자유유럽방송/자유라디오(RFE/RL)는 푸틴 대통령의 자국 방문에 불만을 품은 아르메니아인 수백 명이 두 개의 개별 집회에 모였다고 전했다.

친서방 야당 연합인 국가민주연합과 시민사회 운동가들이 각각 주최한 집회에서 시위대는 아르메니아와 우크라이나, 미국 국기, 횃불을 들고 행진했다.

가레긴 은데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러시아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된 유럽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STO가 최근 아제르바이잔과의 분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푸틴 대통령을 규탄했다. CSTO는 2002년 옛 소련에 속했던 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6개국이 결성한 군사·안보 협력체다.

시위대는 러시아 국기와 우크라이나 국기를 섞은 노랑, 파랑, 빨강의 삼색기와 “전쟁 반대”, “살인자 반대” 팻말을 흔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일부는 러시아 국기를 들고나와 러시아 자체가 아닌 ‘푸틴의 크렘린’에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옛 소련권 군사·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반러 반전 시위가 열렸다. 2022.11.22 동유럽매체 넥스타
옛 소련권 군사·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반러 반전 시위가 열렸다. 2022.11.22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 내무부 장관 보좌관

정상회의 하루 전인 22일에는 러시아와 아르메니아 운동가 연합의 반전 시위도 열렸다. 예레반의 러시아 광장에서 진행된 시위에서 운동가 50여명은 반전의 상징인 ‘백청백기’를 휘날리며 푸틴 대통령을 규탄했다. 백청백기는 하양, 파랑, 빨강의 삼색기인 러시아 국기에서 현재의 유혈사태를 상징하는 맨 아래의 적색을 백색으로 바꾼 깃발로 반전을 상징한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은 CSTO 정상회의 자리에서도 터져 나왔다.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이날 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면전에 대고 CSTO가 외부 위협에서 회원국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파시냔 총리는 “아르메니아가 CSTO 회원인데도 아제르바이잔의 공세를 억제하지 못하는 것은 실망스럽다”면서 “이는 CSTO의 이미지를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STO에 속하지 않은 옛 소련국가 아제르바이잔이 회원국인 아르메니아에 지속적 군사 공세를 펴고 있음에도 CSTO가 적절한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 표출이었다.

파시냔 총리는 정상회의를 결산하는 공동선언문 서명도 거부했다. 아르메니아 지원에 관한 공동 조치를 담은 공동선언문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댔다.

23일(현지시간) 옛 소련권 군사·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둘러멘 시위대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도시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나왔다. 2022.11.23 AP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옛 소련권 군사·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둘러멘 시위대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도시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나왔다. 2022.11.23 AP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옛 소련권 군사·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에 불만을 품은 수백 명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2.11.23 RFE/RL

구소련 구성원으로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 캅카스(코카서스) 지역의 앙숙인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아제르바이잔 국경선 안에 위치한 친아르메니아계 자치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 영유권 문제를 놓고 1994년 이후 두 차례 대규모 전쟁을 치렀다.

아제르바이잔은 2020년 6주간의 전쟁에서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다. 양측 교전으로 약 6500명이 사망한 당시 전쟁은 러시아의 중재로 같은 해 11월 평화협정이 체결되면서 마무리됐다.

이후 러시아는 충돌 방지를 위해 이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배치했으나, 양국의 산발적 교전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평화협정 2년 만인 지난 9월 중순에는 양국 교전으로 군인 210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위상이 흔들린 틈을 타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자신들의 영토로 인정해달라고 아르메니아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었다.

교전은 이틀 만에 휴전으로 일단락됐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당시 아르메니가 우호·협력 조약을 맺고 있는 러시아에 군사지원을 요청했지만, 러시아가 요청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CSTO도 아르메니아의 개입 요청에 사무총장을 파견하는 데 그쳤다. 그때 아르메니아는 “CSTO는 총알 없는 권총”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CSTO에서의 비판도 이런 흐름 속에 나온 것이다.

이처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변 국가와 민족 간 해묵은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러시아의 영향력 약화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9개월째 매달려 있는 러시아가 전통적 세력권인 옛 소련권 일부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열린 옛 소련권 군사·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와 별도 회담 중이다. 2022.11.23 AP 뉴시스/크렘린 풀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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