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조 협상 하루 만에 與 반대 의견 분출…친윤계 공개 반발

이지율 기자 입력 2022. 11. 24. 19:57 수정 2022. 11. 2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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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친윤계 "朱, 대통령실과 제대로 협의 안 돼" 공개 비판
당내선 "주호영 아닌 친윤계가 尹 의중 잘못 파악"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24.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지율 김승민 최영서 기자 = 여야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합의를 이룬 지 채 하루도 안 된 24일 여당 내 반대 목소리가 분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합의문에 대검찰청을 조사 대상으로 명시한 걸 두고 잘못된 합의라는 지적이 쏟아지면서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대검찰청에 대한 조사 범위를 '마약수사' 부서로 한정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대검찰청에 대한 조사가 정쟁으로 흐르는 것을 방지하잔 취지에서 질의도 마약 수사 관련으로 한정키로 했다.

다만 친윤계로 분류되는 장제원·윤한홍·김기현·박성중·이용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 표결에 반대표를 던졌고 권성동 의원은 불참했다. 당 안팎에선 즉각 대통령실의 부정적인 기류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 물밑 조율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반대 표결 이유에 대해 "반대니까 반대했다"며 "오늘 할 얘기 없다"며 말을 아꼈다. 장 의원은 '반대 의견에 용산(대통령실) 의중이 반영된 거냐' '마약으로 한정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 '반대 표결한 다수가 친윤계 의원인데' 등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한 친윤계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나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가 구체적인 협상 과정에서 조율할 수 있을 것처럼 얘기해놓고 오늘 민주당이 한 자도 못 바꾼다고 하니까 그걸 그대로 받아들였다"며 "주 원내대표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협의를 했던 모양인데 정무수석이 그걸 제대로 보고 안 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 수석이 정확하게 해줘야 하는데, 정확하게 얘기를 안 하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 왜 이런 걸 합의했냐' 이렇게 나온 것"이라며 "이 수석이 제대로 안 해놓고 불똥이 우리쪽으로 튀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오늘 친윤계가 반대를 많이 눌렀는데 용산에서 얘기가 돈 게 아니냐'는 질문엔 "돈 게 아니라 그건 뭐 정확하게 전달이 안 된 것 아니냐. 일하는 게 좀 마음에 안 드는 것"이라며 "충분히 더 받아낼 여지가 있었는데 협상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다 내주고 우린 남는 게 별로 없고 이게 뭐냐"고 했다.

이날 의총에선 주 원내대표의 협상안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수사도 안 끝났는데 국정조사를 수용하는 게 말이 안 된다"며 "비공개 의총에서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7~8명은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전날 주 원내대표에게 일임하기로 총의를 모았던 것 아니냐'는 질문엔 "결과가 이렇게 너무 일방적으로 나올 줄 몰랐다"고 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당초 여야 합의안에 대검찰청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고 발언에 나선 의원들은 "너무 성급하게 협상을 했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큰 틀에선 합의를 하더라도 세세한 사항들은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야 했다는 취지다.

이날 의총에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김도읍 의원과 조경태, 정점식, 박성중, 송석준 의원 등이 발언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한 참석자는 "일부 의원이 '대통령실과 대검찰청을 왜 조사 대상으로 넣느냐, '이재명 방탄' 정쟁으로 흐를 소지가 있다'며 협의를 깨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토론 끝에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와서 그래도 합의된 사항이니 원내대표를 믿고 지지해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타결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그래도 찬성 의견이 더 많았다. 4분의 3정도가 찬성이었다"며 "자유롭게 발언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견을 다 존중하지만 최선을 다했다. 국회가 어쨌든 한걸음 나아가야 하지 않나. 이후 사태를 아무도 장담 못 한다. 저쪽은 거대 야당이고 우리는 소수 여당"이라며 의원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친윤계의 공개 반발이 '대통령실의 반대 기류'로 해석된 것과 달리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 물밑 조율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주 원내대표가 용산과 소통이 안 된 게 아니라 친윤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대통령 의중을 잘못 파악한 것"이라며 "친윤계라는 의원들도 저마다 입장이 다르지 않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의원은 "소위 친윤 의원들과 검사 출신 의원들이 검찰을 보호하기 위해 좀 과하게 말한 것도 없지 않다"며 "(대통령실에서 뒤늦게 협상 내용을 알고 제동에 나섰다는 얘기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l2@newsis.com, ksm@newsis.com, young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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