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상처를 치유하는 '트라우마 공감학교'

전하연 작가 2022. 11. 24. 19: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뉴스]

이혜정 앵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도 하죠. 


트라우마를 마음의 상처라고 생각한다면 참 많은 아이들이 트라우마를 갖고 있습니다. 


상처 입은 아이들을, 학교는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청소년 치유형 대안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트라우마 공감학교'라는 책을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수 교수와 화상으로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현수 임상교수 /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네, 안녕하세요.


이혜정 앵커 

교수님 최근에 전 국민이 큰 사건을 겪어내야 했습니다. 


더불어 충격을 받은 아이들도 참 많았을 텐데요. 


해외에서는 이런 대형 사고를 겪으면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서 학교가 어떤 교육을 하고 있을까요?


김현수 임상교수 /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많은 나라에서 사실 여러 사건 사고가 있을 때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가장 중요한 교육은 함께 슬퍼하는 것에 대한 교육입니다. 


함께 애도하고 서로 지지하고 그래서 이 슬픔을 어떻게 이겨나갈 수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

가르치는 것이 트라우마를 극복한다, 이런 개념보다 훨씬 중요해서요. 


장례를 어떻게 함께 참여할 것이며 위로를 하는 것이 어떻게 하는 것이 위로가 되는가 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에 더 주력을 하고요. 


용어상 사실 트라우마 극복이라는 용어는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트라우마 이해, 트라우마 공감, 트라우마 인지라는 용어를 쓰는데요.


그 트라우마 극복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 이유는 피해자나 희생자분들이 꼭 극복해야 된다라는 어떤 부담감을 갖기 때문에, 그런 용어는 현재 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교수님, 극복보다는 이해하고 공감하는 게 더 중요하겠습니다. 


그래서 교수님께서는 '트라우마 공감학교'라는 책을 국내에 소개를 해 주셨습니다. 


책의 저자는 어릴 적에 입은 트라우마가 아이들의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온 미국의 수잔 크레이그 박사라는 분이시죠.


김현수 임상교수 /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네, 사실 우리가 몰랐던 사실이 있었는데요. 


현대사회로 들어오면서 학교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배경에 바로 트라우마가 있었다는 사실을 많은 연구진들이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학교가 트라우마를 받고 오는 아이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또 그런 관점에서 아이들을 접근하고 또 그렇게 하기 위한 교육 과정 또 교사들에 대한 연수 또 학부모님들까지도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교육 운동에 관한 그런 책입니다.


이혜정 앵커 

그 책에는 마음에 부상을 입은 아이들을 공감하고 다독이며 치료하는 교육에 대해서 나오는데요. 


이런 건 왜 중요한 걸까요?


김현수 임상교수 /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실제로 학교에서 어떤 아이가 문제행동을 했을 때 선생님들이나 또 주변에 어른들이 하는 질문이 '네가 뭘 잘못했는 줄 알아' 이런 질문을 많이 하는데, 이 트라우마 공감 접근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라고 물어보자는 캠페인을 크게 벌이고 있는데요. 


아이들의 문제행동은 아이들이 잘못돼서가 아니라 아이들이 트라우마를 입어서 그렇다, 여러 학교 환경, 가정 환경, 사회 환경에서 트라우마를 입어서 그렇게 행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접근으로 해야지, 아이를 혼내고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접근하면 아이에 대한 치유가 어렵다, 그래서 아이를 공감하고 돌보는 접근으로 해야만 아이가 치유되고 또 실제로 학습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상태 학습이 가능한 뇌의 상태에 다다를 수 있다, 그런 많은 연구들이 진행이 되면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우리가 잘 알아야 한다는 캠페인을, 이 운동을 하는 분들이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교수님, 말씀을 듣고 보니까 아이가 문제행동을 보인다고 야단을 치기보다는 우리가 먼저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이의 아픔을 제대로 아는 게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김현수 임상교수 /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실제로 학교에 상처받은 아이들이 많이 온다는 것을 우리 선생님들이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상처받은 아이들이 선생님들의 말을 잘 듣고 따라가기 힘들다고 하는 것을 아신다면 선생님들도 덜 상처받고 아이들을 이해하면서 아이들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교수님, 학교에서 이렇게 아이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교사입니다. 


상처받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항상 마주해야 되는데 이런 교사들의 일도 쉽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


김현수 임상교수 /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네, 맞습니다. 최근에 빈번하게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리고 이 트라우마 많이 받은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자기가 트라우마 받은 것을 선생님들한테 토해내고, 주변 학생들에게 토해내고 하다 보니까, 사실 교사들이 굉장히 힘들고 교사들 스스로도 트라우마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많이 입고 있고, 현재 교실 여건이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지금 학교 현장에서 이 트라우마를 받은 아이들과 함께 교육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변화, 교사에 대한 지원 또 교사들이 아이들과 충분한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여건의 변화가 있어야만 교사들이 건강하게 아이들과 함께 치유하고, 학습하고 돌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점에서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지금 말씀해 주신 것처럼 그런 교사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교육 환경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의 트라우마를 공감해 주려면 어떤 게 가장 중요할까요?


김현수 임상교수 /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미 많은 교육자분들이 말씀하셨는데요. 


사실 이 트라우마 공감에 접근하는 미국의 교육학자들이나 교사들도 트라우마를 받고 오는 아이들과 함께 진짜 교육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작은 학교, 작은 교실, 충분한 교육 인력 그리고 충분한 시간이 확보되어야만 치유와 함께 교육이 일어난다는 얘기를 하고 있어서, 지금 지금 인구가 줄어든다고 교원을 감소시키고 있는데, 우리가 잘 생각해 봐서 작은 교실에서 충분한 교육을 잘 제공받도록 하는, 교육의 질을 높이고 치유의 가능성을 높이는 그런 방향으로의 시선, 그런 안목을 갖고 새로운 교육적 정책을 전환해야 되지 않을까, 그런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교수님께서는 지금 청소년 치유형 대안학교이자 성장학교인 '프레네스쿨 별'이 올해로 개교 벌써 20년째인데요. 


교수님께서 별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세요. 


여기에는 마음 치유를 위한 어떤 특별한 교육 과정이 운영되고 있나요?


김현수 임상교수 /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현대 사회에 들어서 정말 많이 아이들이 외롭고, 홀로 지내고 또 돌봄을 잘 받지 못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교육을 위해서는 마음의 문제가 필수적이라는 생각 때문에, 저희는 마음 속의 화에 대한 수업이라든지 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낙관적으로 미래를 보는 낙관주의 수업이라든지, 마음에 관한 수업이 정말 많고요. 


동시에 또 아이들이 자연과 너무나 멀어져서 자연을 통한 치유의 과정도 겪지 못해서 여행 학습 등을 포함해서 마음이 문제다, 현대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그래서 마음에 집중하는 그런 수업, 관계에 집중하는 수업, 이런 수업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이게 미국에서는 사회정서 학습, 영국에서는 관계 맺기 교육이라고 해서 지금 공교육에서도 이런 교육을 현재 많이 도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교육을 많이 도입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혜정 앵커 

네, 마음과 관계에 집중하는 수업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교수님,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말씀, 짧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현수 임상교수 /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코로나 시대 때도, 가장 영향을 적게 받은 건강한 학교 생활을 했던 아이들은 작은 학교의 아이들이었어요.


왜냐하면 출석을 계속 할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교육당국이 작은 학교의 많은 선생님, 그리고 높은 교육의 질이 확보될 수 있도록 안목을 바꿔서 지금 여러 감소 정책들이 증원 정책으로 바꿔지는 그런 중요한 결정을 현명하게 내려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교사가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관심 갖고 애정을 보이는 것만큼 더 큰 이해와 공감 또 치유가 있을까요?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현수 임상교수 /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고맙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