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기 "악보만 1만8천개…음악예능 사운드, 제가 책임집니다"[인터뷰]①

김현식 입력 2022. 11. 2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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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기 음악감독(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최근 방송가에서 ‘섭외 0순위 음악감독’을 꼽아보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이 사람을 떠올린다. 다수의 인기 음악 예능 프로그램의 사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임현기 음악감독이다.

임현기 음악감독은 Mnet ‘100초전’으로 입봉한 뒤 MBC ‘복면가왕’,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리즈, TV조선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등을 거쳤다. 현재 TV조선 ‘화요일은 밤이 좋아’, ‘아바드림’, SBS FiL, SBS M ‘더트롯쇼’ 등 여러 음악 프로그램과 함께하고 있고 내년 초 방송 예정인 ‘미스터트롯2’ 음악감독으로도 발탁됐다. 평균적으로 10여개 안팎의 음악 프로그램을 함께 담당하는 편이란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임현기 음악감독은 “지난 10년간 음악감독 일을 하면서 쌓인 악보만 1만 8000여개쯤 된다. 컴퓨터 안에 있는 데이터양이 너무 많아져서 테라 단위로는 소화가 안 될 정도”라며 “요즘도 한 달에 음악 프로그램만을 위해 작업하는 곡이 100여곡쯤 된다”고 말했다.

처음엔 기타리스트로 업계에 발을 들였다가 MBC ‘나는 가수다’가 방송할 때 바비킴, 신효범 등이 무대에서 부른 곡의 편곡을 맡은 이후로 지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단다. 임현기 음악감독은 “머릿속에서 그린 그림이 실제 사운드로 구현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매력적이었다. ‘나는 가수다’와 ‘슈퍼스타K’의 등장으로 리메이크 시대가 열리면서 음악 감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때 전향한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인 출연자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돕는 숨은 조력자’. 임현기 음악감독은 자신이 맡고 있는 역할을 이 같이 표현했다. 그는 “밴드 합주, MR 제작, 편곡, 녹화 현장 사운드체킹뿐 아니라 출연자의 목 컨디션과 마인드 컨트롤 체크까지, 음악 프로그램 사운드와 관련한 1부터 100까지를 책임지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음향감독이 기술적인 부분을 책임진다면, 저와 같은 음악감독들은 아이디어까지 더해 음악 세계를 펼칠 수 있는 롤”이라고도 했다.

임현기 음악감독(사진=방인권 기자)
업계에서 ‘섭외 0순위 음악감독’으로 통하는 음악감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던 강점을 묻는 질문엔 “제작사 혹은 제작진, 즉 클라이언트의 원하는 바를 빠르게 파악하고 요구사항을 정확히 들어주는 게 저의 강점”이라고 답했다. 더불어 “프로그램 녹화 전날에는 절대 음주를 하지 않는다”며 “현장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함이자 집중력을 잃지 않고 사운드를 체크하기 위한 저의 철칙”이라고 강조했다.

임현기 음악 감독은 “목소리가 가장 좋은 악기”라는 지론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음악이 너무 화려하면 출연자의 목소리가 죽어버린다”면서 “항상 출연자의 목소리에 맞춰 편곡 방향성을 잡는 편이고 그렇기에 늘 새로움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에 이어 ‘미스터트롯2’ 음악 감독까지 맡게 됐지만 의외로 트롯은 ‘새로운 걸 공부해보자는 마음’으로 도전한 장르라고 한다. 임현기 음악감독은 “트롯은 낯선 장르였는데 어느새 계속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계속 흥얼거리게 되더라”면서 “괜히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장르가 아니구나 싶었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임현기 음악감독(사진=방인권 기자)
‘미스트롯’ 경연 무대 중 뇌리에 강하게 남은 무대로는 송가인과 김소유가 ‘진정인가요’를 함께 부른 무대를 꼽았다. 임현기 음악 감독은 “정통파들의 격돌이었다”며 “정통 트롯을 듣는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 무대라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미스터트롯’ 땐 영탁의 ‘막걸리 한잔’ 무대가 인상 깊었단다. 임현기 음악감독은 “(영)탁이가 리허설을 할 때 ‘막걸리 한잔’ 포인트 부분을 어떻게 살릴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때 ‘시청자들도 한번 숨을 쉬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면서 태풍 전 고요처럼 한 템포 쉬고 나서 노래하는 걸 추천했는데 그게 잘 통해서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며 미소 지었다.

임현기 음악감독은 10여명의 작곡가와 40~50명의 연주자 및 엔지니어들과 크루처럼 함께 호흡하며 여러 음악 프로그램의 사운드를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선, 후배 동료들이 곁에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의 10년은 제가 가진 것들을 베풀면서 활동하는 시간으로 보내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손길을 거친 음악을 즐겨듣는 사람들을 발견할 때 보람과 뿌듯함을 느낀다는 임현기 음악감독은 “지금의 폼을 유지하면서 60살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17년쯤 남았다”고 말하며 미소 짓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후배들을 위해 음악 감독의 처우를 개선하는 일 또한 꾸준히 지속하고 싶다”는 바람과 포부를 드러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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