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리포트] 양극재 투자 `뚝심` 빛 본 LG화학… 하락장에서도 상승세

이윤희 입력 2022. 11. 24. 18:40 수정 2022. 11. 2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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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익 전년 동기比 24%
고려아연 자사주 맞교환도 호재
미 인플레법 법안 최대 수혜주로

LG화학이 하락장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공급 과잉과 수요 부족으로 최악의 업황을 맞았는데도 지난 2020년 말.LG에너지솔루션을 분사시킨 LG화학은 배터리 양극재 사업 등에 전사적 투자를 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최근 고려아연과 자사주 교환, 업무 협약도 맺어 전지소재 부문 시너지가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4일 LG화학은 전거래일보다 3.85% 오른 7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는 급등세를 탔다.

3분기 LG화학은 전년 동기 대비 24.0% 증가한 90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5.8% 웃돌았다.

주가는 지난 9월 말 이후 두 달 만에 36% 이상 급등했다.

긍정적인 소식이 하나 더 전해졌다. 지난 23일 고려아연과 보통주 자사주 맞교환 계약을 공식화하고 포괄적 업무협약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LG화학은 보유 중인 보통주 자사주 36만7000주(2576억원)를 고려아연의 보통주 자사주 39만2000주로 교환했다. 동시에 두 회사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안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원재료 발굴 등과 관련한 포괄적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LG화학과 켐코(고려아연 자회사)가 합작해 울산에 건설중인 전구체의 설비능력을 2만톤에서 5만톤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LG화학은 양극재 분야에서 라인당 업계 최고 생산성을 확보하고 있다면, 고려아연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원재료 조달 능력과 메탈 제조, 회수 등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고려아연 자회사인 켐코와의 합작법인 한국전구체를 통해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과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고, 고려아연은 성장성이 담보된 합작사에 판매가 가능해진 점이 잇점"이라고 평가했다.

IRA 시행 시 중요해질 폐배터리 재활용 부분도 협업이 가능해진다. 폐배터리 핵심 역량은 폐배터리 회수율과 메탈 추출 기술이다.

노 연구원은 "LG화학은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을 자회사로 보유해 폐배터리 회수율이 경쟁사보다 높고, 고려아연은 건식제련 기반으로 폐배터리의 메탈 추출 역량이 높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분석했다.IRA 법상 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선 사업장이 미국에 있어야 하는데, 두 회사 모두 미국 내 사업장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 제휴로 IRA 대응을 위한 미국 내 공급망 구축과 공급망 내재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과 협력 확대는 업스트림 내재화 의지의 정수"라고 밝혔다.

양극재의 수익성은 절대적으로 업스트림의 통합과 내재화에 달려있지만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 경쟁사 대비 업스트림(광물확보, 정제 및 제련, 전구체) 분야에서 열위를 보이고 있다.

윤 연구원은 "고려아연이 지난 7월 미국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 홀딩스'를 인수해 북미 전지소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 LG화학이 미국 양극재 공장을 12만톤 증설하는 것을 감안하면 양사 간 미국 내 리사이클 광물·전구체·양극재 서플라이 체인 구축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고려아연과의 이번 협력 강화는 양극재 수익성 확보를 위한 포석이라 판단된다"면서 "중장기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고려아연의 동박 제조 계열사 케이잼(KZAM)을 통한 동박 조달 확보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호실적의 주역인 전지 소재 매출은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약 4조원을 투자해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LG화학 측은 "2027년까지 3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연간 12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미 클라스빌에 설립하기로 테네시주 정부와 MOU를 체결했다"며 "양극재를 포함한 전지 재료 사업의 매출을 2022년 약 5조원에서 2027년 20조원으로 4배 이상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이 짓는 이 양극재 공장은 미국 내 최대 규모다.

내년 1분기 착공해 2025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기초 소재의 경우 건축경기 악화 등의 여파로 4분기도 3분기에 이어 약세 구간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첨단소재 부문은 양극재 중심의 실적 호조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시가총액이 132조 9100억원에 달하는 등 주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가 한 달 전에 비해 20% 이상 상승함에 따라 확보 지분에 기반한 재원 활용의 가능성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다만 석유화학 부문은 중국의 공급 증가가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동욱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양극재 총 생산능력은 올해 9만톤 규모에서 2027년 38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의 고기능성 플라스틱(ABS) 증설로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 매출액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ABS 부문의 수익성 둔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LG화학의 ABS는 추가 운임 단점에도 불구하고 복제하기 어려운 특별한 노하우 등이 필요한 특수 등급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특수 등급의 ABS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여수 노후화 ABS 설비를 고부가 설비로 변경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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