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레미콘 공급 중단… 현대제철 8000톤 물량 묶여

박정일 2022. 11. 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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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 첫날 피해속출
현대차 배송직원 車이송 긴급투입
광양항·여수산단 물류운송 급감
재고 빼놓은 업계도 장기화땐 문제
24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이날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의왕=연합뉴스

전국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안전 운임제 확대와 일몰제 폐지를 촉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첫 날 산업현장에서는 물류 차질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시멘트·레미콘 공급 차질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이 당장 내일부터 공사를 중단할 위기에 처했고, 현대제철 포항 공장에서는 하루 출하하는 8000톤 물량이 전혀 나가지 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배송센터 직원들이 긴급 투입돼 완성차를 이송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 석유화학·철강 업체가 밀집한 전라남도 광양항과 여수국가산업단지, 광양제철소의 물류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 파업 첫 날인 24일 당진 현대제철 앞에서 1000명, 군산항 1000명, 부산신항 800명 등 2만2000명 화물연대 조합원 중 43%(9600명)가 총파업 출정식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화주·운송업체들이 집단운송거부에 대비해 미리 운송 조치를 해놓은 상태라 아직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 곳곳에서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단 6일 만에 자동차·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주요업종에서 1조6000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멘트 업계에서는 공장 생산이 예정대로 진행 중이지만, 파업이 일주일 이상 장기화하면 시멘트 재고가 적체되며 시멘트 생산 중단 사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일부 현장에서는 레미콘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당장 내달 초 분양에 들어가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에는 레미콘 타설이 중단될 위기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미리 확보한 레미콘으로 오늘까지는 레미콘 타설이 가능하지만 내일부터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일부 대체 공정으로 공사를 이어갈 수는 있겠지만 현재 골조 공사를 진행 중이어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되면 사실상 공사도 중단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표산업 성수공장 철수 이후 레미콘 공급 부족에 시달려온 서울 세운지구 등 사대문 안 공사현장도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치며 공사 중단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경우 화물연대 포항지부가 포항철강산업단지 공단 주요 길목에서 분산집회를 하면서 24일부터 하루 출하하는 8000톤 물량이 전혀 나가지 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도 부품 수급에는 현재까지 지장이 없지만, 완성차를 출고센터로 탁송하는 '카캐리어'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현대차 배송센터 직원들이 일부 투입돼 완성차를 이송하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면 울산공장 외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 현대차 직원들도 탁송 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화학과 주류 등 일부 업계에서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해 일부 재고물량을 외부로 빼놓은 터라 당장 물류 차질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재고가 쌓이면서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화물연대의 파업 예고에 따라 후판, 기자재를 미리 조선소에 미리 들여놔 당장 파업 영향은 없지만, 2∼3주 정도 지나면 선박 건조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소주대란을 겪은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등도 미리 재고물량을 외부로 옮겨놓는 등 선제적 대응을 해 당장 물류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들도 파업 장기화 시 재고가 쌓일 것을 걱정하며 여러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항만 등 주요 물류거점의 물동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하루 2000여대의 컨테이너 차량이 출입하는 평택·당진항의 경우 이날 오후까지 단 43대의 차량만 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양항 주변에도 파업에 참여하면서 일손을 놓은 조합원들이 주차해둔 화물 차량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의 경우 빈 트레일러 차량만 가끔 드나들 뿐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매년 137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가 오가는 수도권 물류 허브가 사실상 기능을 멈췄다.

부산항의 경우 부산항만공사와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터미널운영사의 수출화물 선적 반입 가능 기준일을 기존 3일에서 5일로 완화해, 파업 전 조기에 수출화물이 부두로 반입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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