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기적 일구는 포항제철소… 토사로 뒤덮였던 고로, 쇳물 분당 4t씩 콸콸

홍요은 2022. 11. 2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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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5도의 쇳물이 분당 4t씩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오후 경북 포항의 포스코 포항제철소 3고로.

김진보 포항제철소 선강담당 부소장은 쇳물이 끊임없이 흘러 나오는 주상 출선구를 가리키며 "이 고로가 멈춘 건 1973년에 쇳물이 생산된 후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피해가 컸던 2열연공장의 경우 전동기 수리 전문가인 손병락 포항제철소 EIC기술부 명장의 지휘 아래 압연기용 메인 모터 복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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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여파 가동 중단됐던 공장
복구 노력에 빠른 속도로 제모습
사내 베테랑들 50년 기술력 쏟아
연내 18곳 중 15곳 재가동 예정
내년 상반기 완전 정상화 바라봐
지난 2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2열연공장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파이낸셜뉴스 포항(경북)=홍요은 기자】"1515도의 쇳물이 분당 4t씩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오후 경북 포항의 포스코 포항제철소 3고로. 시뻘건 쇳물이 힘차게 분출되며 번쩍거렸다. 태풍 힌남노 여파로 흙탕물에 뒤덮였던 3고로지만 지금은 침수 피해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김진보 포항제철소 선강담당 부소장은 쇳물이 끊임없이 흘러 나오는 주상 출선구를 가리키며 "이 고로가 멈춘 건 1973년에 쇳물이 생산된 후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완전 정상화, 내년 상반기

태풍 힌남노가 시간당 70㎜ 이상의 거센 비를 뿌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9월 6일 새벽. 최대 500㎜의 기록적인 폭우가 만조 시점과 겹치면서 제철소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 포항제철소를 덮쳤다. 그렇게 포스코는 창사 54년 만에 '고로 가동 중지'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포항제철소 대부분 지역이 침수됐고 성인 남성의 허리를 훌쩍 넘는 지상 1~1.5m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손승락 열연부장은 침수 당시를 떠올리며 "토사들이 유압장치들과 전기 설비가 있는 지하에 많게는 30㎝까지 쌓였다"며 "배수 작업만 해도 4주, 토사 제거까지 또 2주의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복구 작업에 속도를 높였다. 휴풍 4일 만에 3고로 출선에 성공했고 이틀 뒤에는 2고로와 4고로도 재가동시키고 반제품 생산을 개시했다. 지난 9월 15일부터는 냉천 범람의 직격탄을 맞은 압연 공정 복구 집중 체제로 전환해 현재 1열연, 1냉연 등 7개 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

포스코는 연내 2선재, 2냉연, 2열연 등 8개 공장을 추가 복구해 총 18개 압연공장 중 15개를 재가동할 예정이다. 침수 이전 수준의 정상화는 내년 2월 15일 스테인리스1냉연 공장 재가동을 기점으로 이뤄질 방침이다.

■'54년 기술력과 열정' 쏟았다

제철소를 제 몸처럼 아끼는 직원들의 복구 열의도 공정 정상화에 가속도를 붙였다. 특히 피해가 컸던 2열연공장의 경우 전동기 수리 전문가인 손병락 포항제철소 EIC기술부 명장의 지휘 아래 압연기용 메인 모터 복구에 착수했다. 실제 2열연공장 내부에는 손명장과 직원들이 복구를 완료한 11대의 모터들과 복구 예정인 2대의 모터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손 명장은 "침수 당시 모습이 황하 같았지만 모터를 살리겠다는 사명감으로 밤중에도 새벽 출근했다"며 "54년간 쌓인 기술과 저의 열정을 믿고 경영진과 직원들이 무모한 것처럼 보이는 도전에 함께해줬고 같이 걷는 동료들이 있어 자신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민관군의 전폭적 지원도 큰 몫을 했다. 소방청은 소방차량 41대와 소방펌프 224대를 투입했고, 울산화학센터에서 보유한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2대도 배치됐다. 후판제품 최대 고객사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도 소방펌프, 고압세척기 등을 지원했다.

아울러 포스코는 국내 고객사 피해 최소화 및 시장 안정에도 나섰다. 포항제철소 제품을 구매하는 473개 고객사를 전수 조사하고, 수급 문제 발생 우려가 있는 고객사에 광양제철소 전환생산 등 맞춤형 대응계획을 시행했다. 아울러 포스코는 금리가 시중 대비 1~2%p 저렴한 '철강ESG상생펀드' 및 '상생협력 특별펀드' 1707억원을 재원으로 수해 피해 기업들에 유동성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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