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의혹' 서경석 전북개발공사 사장, 돌연 사의 표명
서 사장은 게시글을 통해 “저는 오늘부로 사직하려고 한다. 저로 인한 논란은 전북도와 전북개발공사를 위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여러분과 함께 희망을 꿈꾸었던 것이 저에게는 기쁨이었다”고 심경을 표출한 뒤 “전북개발공사의 발전과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한다. 감사했다”는 인사말로 마무리했다.
이와 관련, 전북개발공사 관계자는 “서 사장이 오늘 오전 짐을 싸서 본가가 있는 서울로 갔다”며 “여러 가지 논란으로 부담스러워했고 부인도 건강이 안 좋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은 그동안 도의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빚어진 마찰과 앙금이 임명 이후에도 여전히 가시지 않은 데다 최근 추가로 불거진 ‘부산저축은행 편파변제’ 의혹 등에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관측된다.
부산저축은행 편파변제는 2005년 국내 한 부동산개발업체가 부산저축은행에서 2300억원을 빌려 캄보디아 신도시 건설(캄코시티) 사업과 리조트 건설 사업에 잇달아 투자했다가 실패하면서 해당 은행 예금주 3800여명에게 피해가 발생한 사건이다. 서 사장은 당시 1억원을 투자했으며, 사업이 실패하자 다른 채권자들과 달리 소수 투자자들과 함께 원금에 수익금 명목의 이자까지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최근 판결을 통해 원금 반환을 판결했다. 85억원 규모의 수익금 반환 소송도 재판에 계류돼 있다.
앞서 서 사장은 지난달 말 도의회 인사청문회 업무능력 검증 과정에서 의원들이 부동산 투기 의혹과 후보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며 최근 5년간 금융거래 정보와 직계존비속 재산 내용 등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거부했다.
이에 발끈한 도의회 인사청문위원회는 청문 절차를 중단하고 사상 처음으로 후보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소관 상임위원회는 “사장 임명 시 행정사무감사 거부와 후보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검토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일부 의원들은 김 지사가 서 사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전 지사실 밖까지 찾아가 사장 임명 거부의 뜻을 밝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지난 3일 서 후보자를 전북개발공사 사장으로 전격 임명했다. 김 지사는 임명 이유에 대해 “개발공사가 역동적인 혁신을 추구해야 할 사명을 수행할 최적의 인물”이라며 “공사가 역동적인 기관으로 발전해 전북경제를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도민 요구에 부응할 인물”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한발 더 나아가 도의회가 인사청문회를 중단하고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데 대해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했다”고 덧붙였다.
도의회는 즉각 반발했다. “도민 정서와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은 인사”라고 비난했고, 향후 진행할 전북도 행정사무감사와 내년 예산안 심사에 대한 험로를 예고했다.
결국 김 지사는 의회 예산안 심사 첫날인 지난 21일 공식적인 유감 표명하며 “부족한 소통을 강화하고 제도 개선과 정무라인 역할 강화 등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심사에 앞서서는 김 지사가 국주영은 의장 등 도의회 의장단과 간담을 갖고 상호 소통 등에 의견을 모아 한 달여 동안 지속해온 갈등이 봉합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서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표로 이마저도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김 지사는 이날 서 사장 사직을 수용하는 입장문을 통해 “경위를 떠나, 전북개발공사 사장 인사를 둘러싼 논란으로 도민께 우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다”며 “앞으로 오직 전북 발전만 생각하고, 도민과 더 소통하며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서 사장 임명 이유에 대해 “전북의 각급 기관을 최고의 기관으로 만들고자 하는 간절함 때문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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