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활황때 돈 번 금융권 자금경색 스스로 해결해야"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2022. 11. 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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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일문일답
금융권 전체의 위기는 아니다
부동산PF 불안 미시적대응
12월 임시금통위 가능성 작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한 24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이 적힌 넥타이를 매 화제가 됐다. '이자 부담이 커진 대출자들에 대한 위로라는 해석이 있다'는 질문에 이 총재는 "넥타이와 관계없이 금리가 많이 오르고 경기가 나빠져 국민, 경제주체들의 고통이 심해지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물가가 빨리 안정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베이비스텝을 밟은 배경으로 물가 안정과 함께 금융 안정을 겨냥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구원투수'로서 한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만큼 최근 자금시장 혼란이 극심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최근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회사채시장 혼란을 예상했나.

▷지금 상황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시장금리가 오르고 시기도 앞당겨졌다고 생각한다. 금리를 올리면 그 영향이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정부와 정책 공조를 통해 정책을 집행했다. 지난달 예상치 않게 부동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건이 생기면서 부동산 금융시장에 불필요하고 과도한 신뢰 상실이 생겼고,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이상으로 급격히 올라 당황스러웠다.

―연말에 20조∼30조원 규모로 PF ABCP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인데.

▷지난 10월 23일 시장 안정화 정책 이후 다른 시장은 많이 안정화됐다는데 단기자금시장, 부동산 ABCP 쏠림 현상은 아직 과도한 측면이 있다. 추가적이고 선제적인 정책이 필요할지 매번 논의하고 있다. 필요하면 정책을 추가로 낼 수 있고 한은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한은의 유동성 공급에는 항상 원칙이 있다. 금리 인상 기조와 상충하지 않게 타기팅해 미시적으로 해야 하고 한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모럴 해저드를 막아야 한다.

―증권이나 캐피털 등 어려운 곳이 나올 수 있다고 보나.

▷전체적으로 어렵지는 않은 것 같고, 증권·캐피털은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많은 돈을 벌었으니 대부분 기관이 스스로 버틸 힘은 있다고 본다. 다만 일부 부동산 PF 노출액이 큰 부분은 금융감독원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동안 벌었던 돈을 이용해 스스로 구제책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높아진 국민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나.

▷현재 물가가 많이 오르고 경제 상황이 어려운 것은 많은 부분이 대외 요인 때문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1.7%로 낮아져 걱정이지만, 내년도 미국 경제성장률은 0.3%, 유럽은 -0.2%로 예상한다. 전 세계 다 어려울 때 우리만 혼자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거나 낮은 물가를 유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안이하게 보지는 않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2월에도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면 임시 금통위를 개최하나.

▷달러 강세로 (원화가) 절하되는 것은 위기가 아니다. 우리만 따로 임시 금통위를 열면 밖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국내 영향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고금리 과정에서 가계대출 부실화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지.

▷전반적으로 부채가 쌓이는 건 국가 경제 전체에 위험 요인이 된다. 지금 당장 뭘 할수는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한은은 우리나라 경제 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해 민간 부채를 줄여야 한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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