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침체 먹구름 … 국제유가 70弗대로 '뚝'
中 재봉쇄·美 경기침체 우려
美 휘발유 재고 예상밖 급증
러 원유값 상한 결정도 변수
국제유가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강화와 미국의 경제 침체 전망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 우려에 급락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의 상한선을 당초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7% 하락한 배럴당 77.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배럴당 76.71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9월 26일 종가 이후 최저치다.
국제유가 급락은 미·중 양국에서 불거진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것이다. 중국에서는 최근 신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함에 따라 다시 봉쇄에 들어가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이달 초만 해도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일부 완화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중국이 최근 감염세에 '무관용 방역'으로 대응하면서 기대가 꺾이는 모양새다. 중국의 경기 침체로 인해 글로벌 원유 수요가 감소할 거라는 우려가 불거진 것이 국제유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 침체'란 단어가 언급됐다는 점도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블룸버그는 "에너지 수요를 위협하는 역풍이 양대 경제 대국에서 거세게 불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휘발유 재고가 크게 늘어난 점도 유가 하락세를 부추겼다. 미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지난 18일로 끝난 한 주간 휘발유 재고는 305만8000배럴 늘어나 지난 7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20만배럴 증가였다. 디젤·난방유 재고 또한 171만8000배럴 증가해 시장 예상치(70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 블룸버그는 "추수감사절 휴일 전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거의 두 달 만에 수요가 기록적으로 떨어진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아울러 EU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액을 당초 예상인 배럴당 60달러 안팎보다 높인 65~70달러에서 논의 중이라는 사실도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EU 27개 회원국 대사들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수준의 상한액을 포함한 세부 사항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제시된 배럴당 65~70달러는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금융정보 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유럽 북서 지역과 지중해 지역에 인도되는 러시아산 원유는 각각 62~63달러, 67~6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EU와 G7은 상한액을 초과하는 가격에 수출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운송·보험 등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는 방안에 합의했으나, 상한액이 높은 수준으로 정해지면 이 같은 제재안이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즈호 애널리스트들은 "가격 상한선이 높아질수록 인도·중국 구매자들이 G7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날 EU는 회원국 간 이견으로 가격 상한액에 대해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등은 이날 회의에서 제시된 상한액이 너무 높다며 러시아산 원유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서는 상한선을 배럴당 20달러 정도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해운산업이 발달한 그리스, 키프로스, 몰타는 상한선을 더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 국가 중 일부는 가격 상한제 도입에 따른 해운산업 손실액에 대한 보상까지 요구했다고 NYT는 전했다. EU 대사들은 24일 상한액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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