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루게릭병 맞서···스스로 사이보그가 된 과학자

한순천 기자 2022. 11. 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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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를 선고받은 보통의 사람들은 절망에 빠져 생에 대한 의지를 잃어버리곤 한다.

실제 목소리와 유사한 합성 음성을 만들었고, 자신의 얼굴을 스캔한 3D 아바타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했다.

그는 죽었지만 그의 의지와 열정, 생에 대한 갈망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사람이 저와 함께 싸울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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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
피터 스콧-모건 지음, 김영사 펴냄
[서울경제]

시한부를 선고받은 보통의 사람들은 절망에 빠져 생에 대한 의지를 잃어버리곤 한다. 그러나 영국의 세계적인 로봇학자 피터 스콧-모건은 달랐다. 2017년 그는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측색경화증을 진단받는다. 그리고 이는 그에게 남은 삶이 대략 2년 정도 뿐임을 의미했다. 그리고 그 삶은 고통으로 점철될 것이 분명했다. 움직일 수 없게 되고, 오직 생명 유지 장치만을 사용해 생존만이 가능한 ‘산 송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큰 충격을 받았지만 그 충격은 오래 가지 않았다. 그는 “미래를 다시 쓰고 세상을 바꿀 시간이 2년 있다”며 “내 자신을 대상으로 연구할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인류 최초의 사이보그’가 되기로 결심한다. 로봇공학을 전공한 그는 자신의 위·결장·방광에 관을 삽입하는 수술인 트리플 오스토미를 받았다. 또 후두적출 수술을 받았다. 이를 통해 그는 먹고, 마시고, 배설하는 인간의 욕구를 혼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목소리를 잃었지만 그것 역시 첨단 기술로 해결했다. 실제 목소리와 유사한 합성 음성을 만들었고, 자신의 얼굴을 스캔한 3D 아바타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했다. 그는 새로 태어난 ‘피터 2.0’이 되었다. 그의 놀라운 이야기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줬다.

그는 자신의 뇌와 AI를 융합해 완벽한 사이보그인 ‘피터 3.0’으로 완성되기를 꿈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올해 6월 세상을 떠났다.

그는 죽었지만 그의 의지와 열정, 생에 대한 갈망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구속복에서 해방되기를 꿈꾸는 모든 사람에게 보다 많은 지원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할 것인가?”라고 외쳤다.

그의 시도는 인간의 정의를 새로 쓰는 일이었다. 그는 본인과 같은 사람들이 새로운 번영을 누릴 방법을 찾기 위해 끝없이 노력했다. 첨단 기술을 통해 그는 감정과 개성을 표현할 수 있었고, 조금이나마 움직일 수 있었다.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사람이 저와 함께 싸울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신체의 자유는 없었을지 몰라도 그의 정신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다. 그는 과학을 통해 인간의 진화를 꿈꾼 진정한 혁명가였다. 그는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또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할 인간의 미래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줬다. 그의 의지와 그가 남긴 이야기는 앞으로도 영원히 남아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 2만 2000원.

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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