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금리 종착역은 3.5% 정도라는데…美기준금리는 한참 더 간다?

박가영 기자 2022. 11. 2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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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고금리 침체가 온다④

[편집자주] 10년 만에 기준금리가 3%를 넘어섰다. 불과 1년 사이 3배로 뛰었다. 이자가 빠르게 늘면 소비도 투자도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수출까지 둔화되는 상황에서 이자가 내수 경기를 짓누르는 '고금리 침체'가 우려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AFPBBNews=뉴스1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p) 올리면서 글로벌 긴축을 이끄는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시장의 눈길이 쏠린다. 최대 관심사는 미국 기준금리의 종착지다. 연준 인사들은 잇따라 최종금리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힌트'를 내놓고 있는데, 목소리는 제각각이다. 5%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다는 주장과 최대 7%까지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 공존한다. 어느 쪽이든 한국과는 1%p를 훌쩍 넘는 차이가 날 전망이다.

5%냐 7%냐…'한 지붕 두 입장' 연준
최근 연준 내에서는 매파(통화긴축 선호)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비둘기파 인사들은 속도 조절론을 펼치며 긴축 유지를 주장하는 매파 인사들과 의견 대립을 벌이고 있다.

미국 최종금리가 5% 정도라는 게 비둘기파의 중론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한 행사에서 긴축 효과가 금리 인상분보다 훨씬 크다는 견해를 밝히며 최종금리 수준을 최소 5%로 예측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정점이 4.75~5.0%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 영향이 실물 경제에 완전히 반영되는 데 12~24개월이 걸린다"면서 일정 시점에서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을 주장했다.

시장도 비슷하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기준금리 예측 프로그램인 페드워치에 따르면 23일 기준 연준이 12월 0.5%p 인상에 나설 확률은 75%를 넘는다. 시장은 이어 내년 첫 두 회의인 2월, 3월에 각각 0.25%p씩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본다. 이 경우 내년 초 미국 금리 상단은 5%가 된다.

반면 연준 내 목소리가 통일되지 않아 시장은 아직 혼란스럽다. 강성 매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최근 최종 금리가 최대 7%까지 오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17일 한 연설에서 "기준금리가 아직 충분히 (인플레이션) 제한적이라고 정당화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는 금리로 5~7%를 제시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한 방송에서 "물가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여전히 급선무"라며 다음 달 13~14일 FOMC 회의에서 5연속 0.75%p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FOMC 회의록에 담긴 '최종 금리' 단서는…
최종금리에 대한 힌트는 23일 공개된 11월 FOMC 회의록에서도 확인됐다.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했지만, 최종금리 수준이 과거 전망치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회의록은 "금리인상 속도를 조만간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상당한 다수의 참석자가 판단했다"며 "참석자들은 느린 속도가 최대 고용 및 물가안정이라는 목표를 위한 진행 상황을 더 잘 평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이는 시장의 예측대로 연준이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0.5%p로 낮출 것임을 시사한다.

또 회의록은 "다양한(Various) 참석자들이 인플레이션이 지금까지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고 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지속되는 만큼 위원회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연방기금 금리의 최종 수준 이전에 전망했던 것보다 다소 더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했다. 연준이 지난 9월 점도표(금리인상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표)에서 제시한 최종금리 수준이 4.6%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12월 점도표에선 내년 예상 금리가 최소 5%까지 올라갈 것으로 평가된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은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들에 따라 좀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표적 인플레이션 지표인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FOMC 회의가 시작되는 다음 달 13일 공개된다. CNBC는 "연준이 12월 0.5%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그 이후의 경로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24일 금통위 이후 금통위원들의 예상 최종금리 수준이 3.5% 정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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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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