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금리 전망치 3.5%로 하락…'비둘기' 이창용에 원화자산 트리플 강세

이윤화 2022. 11. 2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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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금통위, 베이비스텝으로 긴축 속도 완화
최종 금리 상단 기대 당초 3.75%에서 3.5%로↓
국고채 가격·원화·국내증시 일제히 상승 기록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늦추는데 그치지 않고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도 3.5% 정도가 금통위원들간의 다수 의견이라고 밝히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환호했다. 원화는 달러 대비 24원 가량 오르면서(환율 하락) 강세를 보였고, 국고채 금리도 장단기 금리 모두 10bp대(1bp=0.01%포인트) 급락해 9월 중순 수준으로 돌아갔다. 국내증시 역시 1~2% 가량 오르면서 이틀 연속 상승해 원화 자산이 ‘트리플 강세’ 흐름을 보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 총재는 24일 11월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3.0%에서 0.25%포인트 올린 3.25%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작년 8월 이후 1년 4개월만에 총 2.75%포인트 금리를 끌어 올린 것이다. 기준금리는 2012년 7월 이후 약 10년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시장이 주목한 것은 이 총재의 발언이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은 안정세를 찾은 반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쏠림 현상 지속 등 단기 금융시장 경색이 이어지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했단 점을 강조했다. 이에 더해 자신을 제외한 금통위원들 6인의 내년 최종금리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서 시장 기대감을 키웠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0.4%포인트나 낮춘 1.7%로 하향 조정한 것도 최종금리 상단이 3.5%에서 그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주요 기관들이 1.8~1.9%를 예상한 것보다 낮은 수치다.

그는 “3.25%는 중립금리 상단, 혹은 그보다 높은 제한 수준으로 진입했다고 판단한다”면서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금통위원 간 의견이 많이 나뉘었는데 3.5%가 바랍직하다는 의견이 3명, 3.25%에서 멈추는 것이 낮다고 보는 사람이 1명이었고,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단 의견도 2명 있었다”고 말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를 숨죽여 지켜보던 시장은 곧 바로 반응했다. 간담회 직전까지 12bp 수준의 낙폭을 보이던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폭을 키웠다. 기준금리 움직임에 민감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6bp 급락한 3.689%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9월 14일(3.58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년물, 5년물 금리 역시 15.6bp, 14.6bp 떨어진 3.805%, 3.718%를 나타냈다. 10년물 금리는 15.2bp 하락한 3.622%를 기록했다. 5년물, 10년물 금리도 지난 9월 19일(3.782%), 14일(3.65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년물 이상의 장기 금리도 모두 14bp 가량씩 떨어졌다.

채권시장에선 당초 금리 상단을 3.75%에서 3.5%로 수정하거나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도 하는 분위기다. 일부 채권 애널리스트는 아직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면서 이날 시장 반응이 과도하게 긍정적이란 평가를 내놓기도 했지만 내년 금리 상단 컨센서스가 3.5%로 낮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생각보다 도비시(비둘기적인)한 이 총재의 발언에 금리 상단 전망을 3.5%로 조정해 한 차례 내년 추가 인상 이후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화와 국내증시도 동시에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23.8원 내린 1328.2원에 마감해 지난 16일 이후 6거래일 만에 1320원대로 떨어졌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의지가 분명해지면서 달러화 약세 흐름이 나타난데다가 중국 위안화도 강세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11월 금통위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이었다고 해석되면서 국내 경기 하방 위험 완화, 원화 반등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증시는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각각 0.96%, 1.74% 오르면서 이틀 연속 반등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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