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메리츠의 통큰 결단
◆ 기자24시 ◆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단일 상장사로 전환한다는 결정에 시장은 깜짝 놀랐다. 전혀 예기치 못한 타이밍에 낯선 방식의 통합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은 물적 분할 등으로 속고 살아온 기억 때문에 어리둥절했지만,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화답했다.
메리츠금융의 포괄적 주식 교환은 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이 통큰 결단을 내리면서 물꼬를 텄다. 조 회장은 "내 지분이 내려가도 좋다. 나는 기업을 승계할 생각이 없으니 경영 효율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보자"고 경영진에게 먼저 제안했다. 실제로 통합 작업이 끝나면 조 회장의 지주사 지분율은 79%에서 47%로 낮아진다.
이번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온 것일지 메리츠증권의 발자취를 되짚어 봤다. 2010년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종금이 합병된 이후 종금 라이선스를 통해 다양한 사업을 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2015~2017년에 메리츠캐피탈과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했다. 메리츠증권의 메리츠캐피탈 인수 방식이 최근 통합 작업과 비슷했다. 원래 메리츠캐피탈은 메리츠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였다. 메리츠증권이 신주를 발행해 메리츠금융지주의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17년 주식 교환이 마무리돼 메리츠증권은 메리츠캐피탈을 완전 자회사로 보유하게 됐으며 자기자본도 4000억원 늘어났다.
또 중기적으로 메리츠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50%를 자사주 소각·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쓰겠다고 공언한 것도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이미 메리츠금융은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 소각 등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던 바 있다.
결국 이번 통합 작업도 '메리츠가 메리츠했다'로 요약된다. 메리츠금융은 이름 때문에 외국계 기업으로 오해를 받는데 한진그룹에서 파생된 4개 기업 가운데 하나다. 조정호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막내아들이다.
메리츠금융의 이번 통큰 결정이 국내 증시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
[박윤예 증권부 yespy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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