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이산화탄소 특구 업체 4곳, 사업비 유용 정황 에 사업중단 위기

김주영 기자 2022. 11. 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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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한 ‘울산 이산화탄소 자원화 규제자유특구 사업’에 참가한 일부 민간 업체가 사업을 부실하게 한 정황이 포착돼 그동안 들어간 혈세 수십 억이 날아갈 위기에 처했다.

울산시청사 전경.

울산시는 24일 이 사업에 참여한 화학소재 부문 업체 4곳에 대해 전담기관인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현장점검한 결과 이들 업체가 장비 부족으로 사업 추진이 어렵고 사업비를 유용한 정황도 포착돼 23일 중기부에 실증 특례 취소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규제자유특구 및 지역특화발전특구에 관한 규제특례법’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실증 특례를 적용받거나, 특례 목적 달성이 명백히 불가능한 경우 특례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달 중 문제가 된 업체들에 대해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경찰에 수사도 의뢰할 계획이다.

이산화탄소 자원화 규제자유특구 사업은 소각장 굴뚝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자원화 해 화학소재 제품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특구로 지정되면 각종 규제를 받지 않고 현장 실증을 할 수 있다. 중기부는 지난 2020년 말 울산 남구, 울주군 일원 0.37㎢를 이 특구로 지정했다.

이날 현재까지 총 8개 업체가 실증 사업에 참여했고 이중 4개 업체는 건설 소재를, 다른 4개 업체는 화학 소재 제품의 생산과 실증을 맡았다. 당초 전체 사업비는 178억원(국·시비 162억, 민자 16억)으로, 이중 문제가 된 4개 업체엔 58억원이 사업비로 지급됐다.

문제는 올해 들어 이 업체 4곳이 기존 사업 계획에 문제가 생겼다며 울산시에 사업 계획 목표를 변경해달라고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울산시와 전담기관이 올해 8월~10월 각각 수차례 현장점검을 한 결과 이들 4개 업체는 각각 실증하겠다고 한 제품이 섬유부터 제지, 고무 등 각기 다른데도 원료는 같은 것을 사용하고, 실증에 필요한 장비도 구입하지 않는 등 문제점이 발견됐다. 원료 구매 수량이 실제 보관량과 차이를 보이고, 사용량 기록이 없는 점 등 사업비 유용이 의심되는 정황도 발견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전담기관과 전문가 의견을 받아본 결과, 사업 수행 능력이 이미 부족하다고 판단된 업체에 더 이상의 예산을 지원할 경우 낭비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이들 업체에 사업비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울산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한 김종훈 울산시의원은 24일 “당초 사업 수행 능력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이 실증사업에 참여한 것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 사업은 민선 7기 전 울산시의원이 개입해 일사천리로 진행했다는 정황도 있다”며 “현재 일부 업체는 그와 가족이 대표를 맡아 운영하고, 일부 업체는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되는 부분도 있어 의회가 특위를 구성해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문제가 된 업체 관계자는 이들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도 업체 관계자에게 이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듣지 못했다. 울산시는 이들 업체에 사건 경위를 묻고 반박할 기회를 주는 청문 절차도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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