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박세혁에 171억 썼다…NC, 두산 포수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김민경 기자 2022. 11. 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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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양의지(왼쪽)와 NC 다이노스 박세혁이 유니폼을 바꿔 입는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NC 다이노스가 또 한번 두산 베어스 포수의 어깨에 기댄다. 4년 전 양의지(35)에 이어 이번에는 박세혁(32)이다.

NC는 24일 FA 포수 박세혁과 4년 46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18억원, 연봉 24억원, 인센티브 4억원 조건이다. 올해 무려 343억원이 풀릴 정도로 매우 뜨거웠던 포수 FA 시장에서 NC는 큰 지출 없이 우승 경험이 있는 포수를 영입했다.

사실 NC가 0순위로 생각한 FA 포수는 양의지였다. NC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양의지를 4년 125억원에 영입하며 쾌재를 불렀다. 양의지의 친정팀 두산 베어스가 당시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금액을 불러 얻은 성과였다.

NC는 창단 때부터 꾸준히 포수 갈증을 느낀 팀이었다. 양의지 영입 전까지 주전 포수라 불릴 선수는 김태군(33) 하나였다. 2017년 시즌 뒤 김태군이 경찰청에 입대한 뒤로는 사실상 안방이 텅 비었다. 2018년 1라운더 김형준(23)에게 기회를 줬는데, 당장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차기 역부족이었다. 4년 전 무리해서라도 125억을 투자해 양의지를 데려온 배경이다.

투자 효과는 엄청났다. 양의지는 지난 4년 동안 NC 안방을 든든하게 지켜줬다. 구창모, 김시훈, 송명기, 신민혁 등 젊은 투수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었고, NC에 입단하는 투수들은 너도나도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와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타선에서는 4번타자로 활약했다. 4년 동안 519경기, 타율 0.322(1758타수 566안타), OPS 0.969, 103홈런, 397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아울러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끄는 리더십까지 보여줬다. 덕분에 NC는 2020년 창단 첫 통합 우승이라는 역사를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양의지와 행복한 시간은 4년으로 끝났다. FA 재자격을 얻은 양의지가 지난 22일 두산과 4+2년 152억원에 계약하면서 팀을 떠났다. NC는 김택진 구단주까지 나서 잔류를 원했던 상황이라 충격이 컸다. 임선남 NC 단장은 "원치 않은 결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유가 있었다. NC는 올해 상무에서 제대하는 김형준을 고려해 지난겨울 삼성과 트레이드로 김태군을 내주고, 투수 심창민과 포수 김응민을 받았다. 당시 더 시급한 불펜을 보강하고, 김태군은 경기에 더 뛸 수 있는 길을 터주려 했다.

하지만 김형준이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제대하면서 구상이 모두 어그러졌다. 양의지마저 없으면 박대온, 김응민, 권정웅 등 주전 경험이 없는 포수들로만 안방을 꾸려야 했다.

결국 NC는 이번에도 두산 출신 포수의 힘을 빌려야 했다. 양의지, 유강남(롯데, 4년 80억원), 박동원(LG, 4년 65억원) 등이 빠르게 새 둥지를 틀면서 시장에 남아 있던 박세혁과 손을 잡았다.

완전히 패닉 바이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박세혁은 NC로선 최선의 선택이었다. 박세혁은 2019년 두산 통합 우승의 주역이었다. 올해 128경기에서 타율 0.248(351타수 87안타), OPS 0.636, 3홈런, 41타점에 그치는 바람에 저평가되긴 했어도 두산에서 지난 4년 동안 주전 포수로 쌓은 경험은 NC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강인권 NC 감독은 "박세혁이 올해는 실력에 비해 저평가받는 느낌이 있었다. 지난해는 부상 때문에 그랬지만, 예전 활약이 나쁘지 않았다. 시장의 평가를 받으면서 자기반성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주변의 평가를 냉정하게 듣는 시간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내년에 더 좋은 성장을 하기 위한 발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좋은 자극이 많이 됐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NC는 지난 4년, 앞으로 4년을 두산 출신 포수에게 의지해 치르기로 결정했다. 양의지와 박세혁에게 든 돈이 171억원이다. 투자해서 빈자리를 채웠으니 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NC의 포수 육성·관리의 현주소를 돌아볼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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