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 돌아보는 ‘다양성 콘텐츠’ 인기몰이 ‘나를 나답게’[스경연예연구소]
다양성을 지지하고 소수자를 옹호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비록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다르고 취향이 다르더라도 가장 ‘나다운’ 모습을 사랑해주자는 흐름이다.
이는 각종 성소수자를 비롯해 취향에 있어 소수에 해당하는 이들의 바람을 반영하는 것인데 방송에서도 최근 이러한 흐름을 받아들이고 있다. 아직은 대중의 감성에 있어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지상파 채널들보다는 OTT를 중심으로 이런 흐름이 크다.
실제 왓챠는 올해 UN이 지정한 ‘세계 문화 다양성의 날’을 맞아 캠페인을 진행했고, 관련 작품을 선보였다. 넷플릭스 역시 ‘세계 접근성 인식의 날’을 기념해 추천작을 보여줬다.
이러한 콘텐츠는 보통 외국작품이거나 국내 단편영화가 주를 이루지만 최근에는 드라마나 예능에서도 이러한 기류를 읽을 수 있다.
대표적인 콘텐츠가 웨이브에서 공개 중인 연애 리얼리티 ‘메리 퀴어’와 ‘남의 연애’다. ‘메리 퀴어’는 남남-트랜스 젠더-여여 등 다양성(性) 커플들의 로맨스를 담은 프로그램으로 이들의 당당한 결혼과 연애관을 보인다. ‘남의 연애’는 이중 ‘남남커플’에 더욱 집중해 ‘남의 집’에 입주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국내 최초 남자 연애 리얼리티를 표방했다.
단발성에 그칠 수 있는 성소수자의 출연을 넘어서 이러한 설정이 작품의 큰 틀이 되거나 중심이 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월수금화목토’에는 배우 강형석이 연기한 우광남 캐릭터가 있다. 주인공 최상은(박민영)과 계약결혼을 했다 현재는 절친이 된 이 인물은 남자가 좋은 ‘게이’ 설정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설정이 ‘여주인공의 친구는 여자’라는 틀을 깨면서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각종 예능에서 최근 맹활약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풍자는 트랜스젠더다. 그는 과거 트랜스젠더로 큰 인기를 얻었던 하리수의 경우처럼 여성 못지않은 외적 아름다움을 자랑하지 않지만, 특유의 입담과 털털함 그리고 ‘금쪽 상담소’ 등의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아픈 과거를 담담하게 밝히는 소탈한 모습으로 대중과의 거리를 좁혔다.
성과 관련한 소수자 말고 취향에서의 소수자 역시 다양하게 대우받는다. 흥마늘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웹예능 ‘밥맛 없는 언니들’에서는 ‘소식좌’라는 이름으로 적게 먹는 박소현과 산다라박이 ‘무조건 맛있게’ ‘무조건 많이’ 먹는 먹방의 현재에 반기를 든다. 이들의 소신있고 솔직한 그리고 소박한 식사는 누리꾼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나의 유행이 생기고 주류가 되면 획일화가 곧잘 이뤄져 왔던 한국의 대중문화에서 이렇게 다양성과 소수자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는 이례적이다. 이러한 콘텐츠는 더 넓은 플랫폼 환경과 의식변화 속에서 조금씩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OTT를 중심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들은 개별화되고 다양화된 현대인들의 다양한 취향을 맞추려 노력한다. 그러한 고민 속에서 다양성 콘텐츠가 계속 계발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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