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Recipe] 먹기 명상

2022. 11. 2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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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이상 식사하기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준다면 저는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드릴 수 있습니다. 어디에서 먹는지도 말해 준다면 역시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드릴 수 있습니다.” 승려이자 평화 운동가이자 명상가인 틱 낫한의 말이다. 무엇을 어디서 먹는지와 함께 그가 강조한 것은 ‘어떻게’ 먹는지다.

(사진 언스플래시)
급한 식사가 병을 부른다

한국인의 평균 식사 시간은 10분가량이다.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8775명을 대상으로 분석해 보니, 절반에 가까운 44%가 5~10분 사이에 식사를 끝냈다. 전체 응답자의 1/3이 10~15분 동안 식사를 했고, 15분 이상인 사람은 열 명 중 한 명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5분 미만이었다.

식사 시간이 짧으면 각종 질환 발병률이 높아진다. 15분 이상 식사 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5~10분 안에 식사를 마치는 사람은 위염 발생률이 2배 가까이 높다. 또 식사 시간이 5분 미만인 사람은 15분인 사람에 비해 비만(3배), 고지혈증(1.8배), 고혈당(2배) 등에서 발병 위험률이 모두 높다. 전문가들은 최소 20분 이상 식사에 할애하도록 권하고,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한술을 뜨면 20번 이상 씹거나, 입속 음식물을 완전히 삼키기 전에는 음식을 더 먹지 않거나, 숟가락 대신 젓가락을 사용하거나 하는 등의 대안이 제시되기도 한다.

천천히 먹기의 한 방편으로 먹기 명상도 있다. 내가 지금을 무엇을 먹는지, 얼만큼 또 어떻게 먹는지 알아차리는 일은 식사 속도를 늦추어 몸의 건강을 도울 뿐 아니라, 감사와 기쁨을 경험해 마음의 질병도 멀리하게 만든다.

먹기 명상을 위한 실천 방안

첫째, 생각 라디오를 끄라. 식사를 하는 동안 몸은 멈추어 있지만 생각은 끊임 없이 질주한다. 과거의 일을 곱씹거나 미래의 일을 걱정하기도 하고, 화, 짜증, 스트레스들에 마음이 묶이기도 한다. 이러면 마음과 몸이 분리된다. 식사를 하고 있는 현재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수다와 생각을 모두 멈추어야 한다. 텅 빈 자유로움으로 온전히 지금의 먹는 행위에 마음을 쏟아야 한다.

둘째, 무엇을 먹는지 바라보라. 음식을 집어서 입에 넣기 전에 잠시 시간을 들여 음식을 바라보자. 음식을 입에 넣고는 조금 전 눈으로 인지한 음식이 입속에 있음을 알아차리면서 천천히 씹는다. 예를 들어 밥을 먹을 때는 마음을 집중해 밥알의 감촉과 맛을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속도도 조절하면서, 한 입씩 먹을 때마다 즐기고 발견할 것들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셋째, 좋은 대화를 나누어라.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면 대화 주제를 신중히 고를 필요가 있다. 몇몇 주제들은 사람의 관계를 분리시키는데, 특히 다른 이의 단점을 말하는 것이 그렇다. 몸에 좋고 맛있는 음식이라도 부정적 대화가 오가면 음식은 가치를 잃어버린다. 어느 기업의 직원들이 꼽은 식사 흐름을 깨는 스타일 1위는 ‘프로불평러’였다. 식사 시간에 부정적인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은 다른 이의 평온한 식사를 방해하고 음식이 그들에게 미칠 치유의 효과까지 막는 셈이다.

넷째, 식사 후 감사 인사를 하라. 대개 식사를 마치면 다음 할 일을 위해 서둘러 이동한다. 그러지 말고 잠시 시간을 내어 식사를 끝냈다는 사실, 나의 그릇이 비었다는 사실, 나의 허기가 채워졌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음식을 먹은 사실과 그로 인한 만족감에 감사를 표하는 것은,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이다.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언스플래시 참고 『How to Eat:먹기 명상』(틱 낫한 지음 / 진우기 옮김 / 한빛비즈 펴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56호 (22.11.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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