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게임스타트업에도 ‘오일머니’ 바람···사우디, K콘텐츠에 꽂혔다

이윤정 기자 2022. 11. 2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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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정보기술(IT)업계가 오일머니로 들썩이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국내 게임사 넥슨, 엔씨소프트에 이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게임 스타트업 등에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네이버 또한 디지털트윈 기술을 앞세워 사우디가 건설하는 미래도시 ‘네옴시티’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석유왕국에서 그린왕국으로 변신하려는 사우디가 K콘텐츠와 기술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IT업계에 따르면, PIF는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재 프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기업가치를 10조~12조원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투자 유치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며 “IPO 관련해서도 아직 정해진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PIF는 그간 한국 게임사 등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지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투자를 한 적은 없다.

올해 PIF는 국내 대형게임사 넥슨과 엔씨소프트 지분을 대량 사들이면서 게임계 ‘큰손’으로 떠올랐다. PIF는 올초 추가 투자로 엔씨소프트 지분율 9.26%를 확보해 김택진 대표(11.9%)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있다. 한국계 기업이지만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넥슨에도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PIF는 올해 넥슨의 4대 주주(지분율 7.09%)로 올라섰다. 서브컬처 게임 ‘승리의 여신:니케’를 출시해 인기를 모은 국내 유니콘 게임 스타트업 ‘시프트업’도 최근 사우디 투자부와 계약·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PIF는 올 초 세계 게임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로 ‘새비(Savvy)게이밍 그룹’을 출범시켰다. 넥슨, 엔씨소프트는 물론 액티비전 블리자드, 일본 게임사 캡콤 지분을 연달아 대량 매입했다. 해외 경제 매체들은 유가가 치솟으면서 PIF에 여유자금이 넘치고 있는 만큼 활발하게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평소 자신 또한 ‘게이머’라고 소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가 지난 17일 오전 0시30분쯤 성남 서울공항에 입국해 영접 나온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동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사우디 정부는 현재 석유 산업 중심의 국가 경제 구조를 바꾸는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게임은 물론 IT, 신재생에너지 등 관련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올해 테슬라, 포스코, SK그룹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한 기업들에 투자를 했다. 밖으로는 석유를 수출하고 안으로는 ‘친환경’국으로의 변신을 꿈꾸는 사우디가 IT·게임·엔터테인먼트 등을 향후 발전 산업으로 보고 대규모 투자와 육성책을 펼치는 것이다.

사우디가 총 사업비 5000억달러(약 668조원)를 들여 2만6500㎢, 서울 면적의 44배 넓이로 건설하는 미래도시 ‘네옴시티’도 국내 IT기업엔 기회로 꼽히고 있다. 네이버는 자사가 개발한 디지털트윈 기술 ‘아크아이’를 앞세워 네옴시티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K콘텐츠와 기술이 해외에 알려지면서 사우디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게임뿐 아니라 웹툰, 웹소설, 영화, 드라마 등 지식재산(IP)을 앞세운 콘텐츠들의 성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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