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우유’ 도전하는 우유회사...지속가능 꿈꾸는 매일유업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2022. 11. 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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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인공우유도 진출
sk 美퍼펙트데이와 손잡고
대체식품산업 적극 나서

“어릴 때만 해도 우유를 안 마시면 큰일 나는 사회적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사회 분위기가 달라졌다. 우유 소비가 줄었고 유가공업체는 위기에 빠졌다. 산업을 지원하는 정부 기관도, 기업도 빠르게 변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지난 7월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주관 행사에서 위기에 처한 유가공 산업의 돌파구로 대체식품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규제완화를 촉구한 말이다. SK(주)와 미국 대체 유단백질 기업 퍼펙트데이와 손잡고 국내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배경에 이런 위기 의식이 깔려 있다. 우유 소비 감소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매일유업은 일찌감치 단백질 음료, 식물성 우유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써왔다.

대표 사례 중 하나가 단백질 사업이다. 2018년 10월 선보인 성인영양식 브랜드 ‘셀렉스’는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 성장을 선도한 브랜드로 꼽힌다. 프로틴 파우더와 프로틴바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꾸준히 늘려 지난 5월까지 누적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10월 이 사업을 매일유업에서 떼어내 신설법인 ‘매일헬스뉴트리션’를 설립했다. 지난해 3430억원 규모로 성장한 단백질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대한 역량 집중을 위한 의사결정이었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았던 시절부터 식물성 우유 사업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애초 채식주의자 중심으로 소비되던 식물성 우유는 최근 우유를 마시면 속이 불편한 소비자들의 대체 우유로 각광 받고 건강을 중시하는 MZ 세대들의 ‘비건 소비’ 트렌드가 퍼지면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아몬드다이아몬드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원재료를 받아 매일유업이 생산·유통하는 방식으로 2015년부터 시장에 내놓기 시작한 ‘아몬드브리즈’도 코로나 이후 급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500억원으로, 본사가 있는 미국 시장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이다.

SK(주)·퍼펙트데이와의 합작사가 설립돼 유단백질 원료를 퍼펙트데이에서 공급받게 되면 매일유업은 ‘비동물성 단백질 성분의 유제품’으로 또 다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소에서 짜낸 우유 대신 소에서 추출한 단백질 생성 유전자에 미생물을 결합한 뒤 발효·증식시켜 얻은 유단백질은 아이스크림, 치즈, 빵 등 제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동물에서 직접 얻은 원료 없이 아이스크림이나 유음료 등 유제품을 만들어내 ‘애니멀 프리(animal free)’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체된 우유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05년 우유 속 유당(lactose·락토스) 탓에 복통, 설다 등의 증상을 보이는 ‘유당불내증’을 겪는 소비자를 위해 ‘소화가 잘 되는 우유’를 출시했다. 락토프리 우유 시장 형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한 결과 현재 400~5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했다. 2008년 유기농친환경 브랜드 ‘상하목장’을 런칭했고, 유기농 발효유, 유기농주스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유기농·친환경 식품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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