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멈추자”...화물연대 부산서도 총파업 출정식
화물연대가 24일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국내 최대 물류항인 부산항에서도 총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24일 오전 10시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삼거리. 신항남로 도로 3개 차선에 일렬로 앉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 800여 명이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붉은 띠를 머리에 두른 노조원들은 “화물연대 총단결로 안전운임 사수하자” “안전운임 훼손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차종·품목 확대” 등의 구호를 쉼 없이 외쳤다.
이날 화물연대 총파업에 동참하는 화물차 수백대가 시동을 끈 채 부산신항 주변 도로를 가득 메우면서 신항 주변은 거대한 화물차 주차장이 됐다. 출정식 무대 단상에 오른 한 참석자가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는 투쟁이 국민을 위하고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고 소리를 높이자 노조원들도 “물류를 멈추자”고 소리쳤다.
이들이 지난 6월에 이어 총파업에 들어간 것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안전운임제는 거리에 따라 화물차주의 최소 운임을 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소한의 화물 운송료를 보장해 화물 과적과 과속·과로 등 고질적인 문제를 막자는 취지로 지난 2020년 시멘트·컨테이너 등 일부 화물에만 적용해 도입됐다. 일몰제에 따라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 안전운임제의 일몰제를 폐지(영구화)하고, 적용 차종과 품목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송천석 화물연대 부산지역본부장은 “부산에는 42만대의 화물차가 있지만 6.2%인 2만2900대만이 안전운임제 대상이다”며 “최근 국민의힘이 총파업을 목전에 두고 일몰제 폐지 3년 연장안을 냈지만, 화주 처벌 조항을 뺀 채 비노조원과 노조원을 갈라치기 하는 꼼수일 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를 더는 믿을 수 없다”며 “부두를 봉쇄하고 비조합원들도 우리 뜻에 동조할 수 있도록 선봉에 서서 투쟁하겠다”고 독려했다.
이날 출정식 장소 옆으로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화물차들이 쉴 새 없이 부산신항을 드나들었다. 일부 화물차는 출정식을 하는 곳을 지나가며 크게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출정식을 마친 노조는 지부별로 3부두와 5부두 쪽으로 분산해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들의 거리행진으로 교통 통제가 이뤄지면서 신항 주변이 극심한 혼잡을 빚기도 했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해 기동대, 교통경찰 등 890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경찰은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현장 검거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수출 화물을 조기에 반입하고,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임시 장치장 확보에 나서는 등 대비에 나섰다. 부산시는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물류난에 대비해 8t 이상 자가 화물차의 임시 유상 운송과 터미널 내에서만 컨테이너를 옮기는 야드 트랙터가 컨테이너 야적장까지 임시로 운행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또 국토교통부의 요청에 따라 운송 거부자에 대한 신고를 접수해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한편, 같은 날 경남지역에서도 화물차가 멈췄다. 이날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신항 정문 일대에서 열린 경남지역 총파업 출정식에는 화물연대 경남 노조원 1500여 명 중 600여 명이 참석했다. 나머지 조합원은 김해, 창원 시멘트 저장소, 양산 내륙컨테이너기지 등 지역별 거점에 운송 거부 등 파업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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