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양구 태백 남원 “전국당구대회가 효자” 지역경제 살리고 당구발전 기여

황국성 MK빌리어드 기자(ceo@mkbn.co.kr) 2022. 11. 2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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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중소도시서 전국당구대회 16회 개최
양구 태백 동해 남원 정읍 영광 경남고성 등
‘태백산배당구대회’ 1억원 투자에 무려 13억원 효과
1500명 3~5일간 머물며 소비…음식점 숙박업 등 매출↑
2021년 11월 열린 ‘태백산배전국3쿠션당구대회’는 1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13억원 이상의 직간접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태백시가 지난해 개최한 23개 전국대회 중 지역경제 유발 효과면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사진은 올해 태백산배전국3쿠션당구대회가 열린 태백시 고원체육관.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당구대회가 열린 지난 9월14일 밤 8시30분쯤 태백시 감천로 식당가.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삼삼오오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들이 향한 곳은 인근 커피숍이나 호프집, 당구장이었고, 더러는 숙소로 갔다. 이곳은 번영로와 함께 태백시의 대표적인 상업지구로 꼽힌다. 최근 몇 년새 전국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었듯 이곳 역시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당구대회 기간에는 외지 손님이 늘면서 제법 붐빈다. 앞서 삼삼오오 이동한 손님들은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당구대회’에 참가한 선수와 관계자들이다. 5일간 열린 이 대회 참가자수는 선수와 동호인 합쳐 줄잡아 1500여 명이나 된다. 이들이 먹고-자고-마시고-연습하는(당구장) 일거수일투족은 고스란히 태백시 소비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 이 대회가 태백시에서 열린 이유다.

◆‘태백산배당구대회’ 1억원 투자에 13억원 효과

최근 들어 태백시처럼 지역경제를 위해 전국당구대회를 개최하는 지방 중소도시들이 늘고 있다. 대한당구연맹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2022) 열린(12월 예정도 포함) 전국당구대회는 16회인데, 모두 중소도시에서 개최됐다. 개최 도시는 강원도 양구군, 태백시, 동해시와 전북 정읍시, 남원시, 경남 고성군, 전남 영광군 등 7곳이다. 이 가운데 양구군이 대표적이다. 양구군은 지난 2013년 제1회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를 개최한 이후 올해 3월 제10회까지 10년째 국토정중앙배를 열어오고 있다.

전국당구대회는 2020년에는 ‘코로나19’ 기승으로 2회에 그쳤지만 2021년 5회, 올해는 영광대회(12월)까지 포함 9회나 된다.

태백시체육회장 “당구대회가 지역경제 진작 으뜸”
다른 지자체 “우리도 전국당구대회 열겠다” 관심

시도별로는 강원도가 전체 16회 중 9회로 압도적이다. 양구가 현재 열리고 있는 ‘제17회 대한체육회장배’를 포함해 5회, 태백 3회, 동해 1회씩이다. 이어 경남(고성군 3년연속) 3회, 전북 2회(정읍시, 남원시) 전남(영광군) 2회다.

이들 지자체가 전국당구대회 개최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무엇보다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양구나 태백, 정읍 영광 등은 인구가 2만~10만명인 작은 도시다. 따라서 작은 예산으로 대회를 유치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홍보에 보탬이 되고, 당구발전에도 기여하는 ‘일거삼득’효과를 얻을 수 있다.

11월 12~16일 강원도 동해시에서 열린 ‘동트는동해배 전국당구대회’ 경기장 모습. 특히 동해대회는 제74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와 함께 열려 선수와 관계자 약 2000여 명이 동해시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실제로 이들 지자체가 전국당구대회 개최에 들이는 예산은 1억원 안팎이다. 그러나 선수와 관계자 1000~1500여 명이 3~5일간 뿌리는 돈은 그보다 몇곱절이다. 덤으로 TV 및 유튜브 중계, 언론보도 등으로 지자체 홍보도 이뤄진다.

태백시가 지난해 유치한 23개 전국대회의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태백산배 전국3쿠션당구대회’(21년11월2~7일)는 전체에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컸다. 즉, ‘태백산배’에 1억2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총 13억4100만원(직접효과 3억3900만원, 간접효과 10억200만원)의 효과를 본 것. 이 가운데 직접적 효과는 지역내 음식업과 숙박업소 등의 매출증대다.

태백시체육회 류철호 회장은 “태백시는 지난해 많은 전국대회와 지방대회를 유치했지만 효과면에서 당구대회가 최고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당구대회를 개최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11월 초 전북 남원에서는 ‘제1회 신사 선비를 만나다 남원오픈당구대회’ 등 3개 당구대회가 한꺼번에 열렸다. 남원에서 전국당구대회가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양심묵 남원시체육회장은 “이번 대회에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왔다”며 “내년부터 대회를 확대하고, 당구를 남원의 대표 스포츠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전북 남원시도 최근 남원오픈전국당구대회 등 3개 당구대회를 한꺼번에 개최했는데 대회 개최 성과에 무척 만족해 하고 있다. 남원시체육회 양심묵 회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전국당구대회를 개최했는데,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왔다”며 “내년부터는 대회를 확대하고, 당구를 남원을 대표하는 스포츠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음식점, 숙박업 매출↑ 다른 지자체 “우리도 전국당구대회 열겠다”

자영업자들의 반응도 좋다. 태백시 감천로에 있는 식당 원조태성실비 윤경희 대표는 “코로나19로 어려운데 당구대회가 열리면 평상시보다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대회 초반에는 한꺼번에 5~6개 팀이 우루루 몰려와 붐빈다”며 “손님을 밤8시까지만 받는데 당구대회가 늦게 끝나 돌아가는 손님도 적지않다”고 말했다.

현재 ‘제17회 대한체육회장배 전국당구대회’가 한창인 강원도 양구 청춘체육관 바로 앞 락희호스텔 최성대 사장은 “평소에도 주말에는 휴가 나온 군인들로 많이 차는데, 평일은 35개 객실 중 한두 개만 찬다”며 그러나 “당구대회 기간에는 월~수요일 주 초반에도 꽉 들어찬다”고 말했다.

전국당구대회가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른 지자체에서도 당구대회 개최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부터 3년째 ‘태백산배대회’와 ‘천년의빛영광당구대회’ 등을 기획하고 있는 당구업체 오페라빌리어드 마광현 대표는 “지방 중소도시들이 처음에는 당구대회 개최에 관심이 없었으나 최근 지자체 이름을 내건 당구대회가 성공을 거두면서 (당구대회 개최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마 대표에 따르면 기존 도시 외에도 호남과 강원도 다른 도시에서도 전국당구대회 개최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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