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기준금리 0.25%P 인상에 내년 경제성장률 대폭 낮춘 한은

연합뉴스 2022. 11. 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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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올렸다. 2022.11.24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4일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밟았다. 금통위는 이날 "높은 수준의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인상폭은 경기 둔화 정도가 8월 전망치에 비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완화되고 단기금융시장이 위축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0.25%포인트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조치로 미국(3.75∼4.00%)과의 기준 금리 격차는 일단 0.75%포인트로 좁혀졌다. 금통위는 그러나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추가 인상도 시사한 것이다.

이번 베이비스텝 조치는 시장에서 예측한 것과는 그리 다르지 않았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109.21)가 작년 같은 달보다 5.7% 올라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어 금리 인상 요인으로 꼽혀왔다. 다만 최근 미국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미 당국의 통화 긴축 강도가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해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줄어들 것으로 여겨졌다. 여기에 최근 1,300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지는 등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비교적 안정되고, 채권시장 등의 자금·신용 경색 상황이 아직 유지되고 있다는 점, 경기 둔화 기조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당국의 금리 인상이 베이비스텝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돼왔다. 이날 채권시장은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며 강세를 보여 이번 조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라고 한다. 하지만 가계부채와 대출받은 소상공인, 기업들의 대출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특히 한은은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금통위는 "금년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2.6%)에 부합하겠지만, 내년은 지난 전망치(2.1%)를 상당폭 하회하는 1.7%로 전망된다"고 했다. 2%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및 2차 오일쇼크 때인 1980년(-1.6%) 등을 제외하고 기록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만큼 내년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경제의 엔진인 수출이 둔화하는 대신 수입이 늘어 무역수지가 적자를 이루고, 경기 침체 등 내수 전망도 밝지 않은 점 등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다만 2024년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해 잠재성장률 수준인 2%대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 성장률을 1.8%로, 2024년엔 1.9%로 예상했다. OECD는 세계 경제 성장률을 2023년 2.2%, 2024년엔 2.7%로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1차 수출전략회의를 열어 중동과 중남미, 유럽연합(EU)을 3대 전략시장으로 설정하고 방산·원전·인프라 등 전략 수출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수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작금의 어려운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무역수지 적자를 최소화하는 대신 수출을 최대한 늘리도록 총력전을 기울이기 바란다. OECD가 한국의 내년, 내후년 경제성장률이 모두 2%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 정부는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총성없는 전쟁'이라 불리는 무역전쟁에서 승리를 거머쥐기 기대한다. 이와 함께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에 허덕이는 가계, 소상공인 및 기업에 대한 구제책도 빠뜨려서는 안 될 것이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이날부터 파업에 돌입했는데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커 우려된다. 노사 양측이 대화를 통해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해 이번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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