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한 달도 안 돼 무더기 스톡옵션 행사한 뉴로메카·저스템…투자자만 눈물

김효선 기자 2022. 11. 2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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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공모가 하회하는데 스톡옵션 행사
대규모 유통 물량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지 한 달도 안 된 뉴로메카와 저스템의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에 나섰다. 두 기업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신주 발행으로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뉴로메카 임직원 13명은 지난 17일 27만6854주에 대한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이는 전체 상장주식 수(1005만8670주)의 2.75%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신주는 내달 1일 상장된다.

뉴로메카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 가격은 1주당 100원에서 6888원으로 다양하다. 그러나 가장 높은 행사가액인 6888원도 전날 기준 뉴로메카 주가(1만6450원)를 1만원 가량 웃돌기 때문에 임직원들은 상당한 금액의 시세 차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손민균

저스템도 지난 15일 임직원 41명이 13만625주에 대한 스톡옵션이 행사돼 이달 30일 신주가 상장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오염 제어 솔루션 기업인 저스템은 지난달 2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새내기 주다. 이번에 행사된 스톡옵션 물량은 전체 상장주식 수(694만1600주) 가운데 1.88%에 해당한다. 스톡옵션 행사가는 1주당 5455원이다.

스톱옵션은 일정 수량의 자사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주가가 오를수록 스톡옵션을 가진 임직원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커진다.

스톡옵션 제도는 지난해 11월 카카오페이의 ‘먹튀’ 논란 이후 보완됐다. 당시 류영준 전 대표이사와 주요 임직원들은 카카오페이 상장 한 달 만에 스톡옵션을 주식으로 전환해 처분했다. 약 900억원어치였다. 이후 금융당국은 올해 3월 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한 주식에 대해 상장 후 6개월간 보호예수(락업)을 걸어 매도를 제한하도록 제도를 보완한 바 있다. 의무 보유 대상자는 최대주주 및 임원, 상장 신청기업의 업무집행지시자 등이다.

이에 따라 뉴로메카가 이번에 행사한 스톡옵션에도 일부 물량은 락업이 걸려있다. 뉴로메카 측은 “이번에 행사된 스톡옵션은 뉴로메카 상장 이전에 부여된 것”이라며 “임원의 스톡옵션 행사 가능 수량 전체에 대해서는 1년 의무 보유를 확약했기 때문에 이번에 행사된 주식 가운데 10만5200주는 의무보호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의무 보호되는 10만여 주를 제외하더라도, 이번에 행사된 스톡옵션 물량은 기존 주식의 1.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저스템 물량 13만여 주는 의무 보유 확약이 없다.

두 기업의 공통점은 상장한 지 한 달도 안 된 새내기 주라는 점이다. 이달 4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뉴로메카는 지난달 20~21일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16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 밴드 최상단인 1만6900원으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23일 기준 뉴로메카 주가는 1만6450원으로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저스템은 지난달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 범위(9500원~1만1500원) 중간 수준인 1만500원으로 확정했다. 이후 지난달 28일 코스닥에 상장됐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보다 낮은 9000원 안팎을 기록 중이다.

현재 두 기업의 주가는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지만, 스톡옵션 행사로 상장된 신주를 바로 매도하면 임직원들이 얻게 될 수익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뉴로메카와 저스템 임직원들이 곧바로 신주를 매도해 차익 실현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주가가 하락세인 현 상황에서 두 기업 각각 1.7%, 1.8%에 해당하는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이 추가되기 때문에 주주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번에 새로 발행되는 두 기업의 주식 규모가 작지 않은데 이 물량이 풀리면 주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면서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직원 입장에서는 주가가 내릴수록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빨리 처리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스템 관계자는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는데 그걸 막을 수는 없었다”면서 “스톡옵션 행사에 대한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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