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조 적들을 음식으로 ‘뿌셔볼까’…카타르 월드컵 맛집[편식쟁이 주바리의 내돈내먹 찐리뷰]

주현수 기자 2022. 11. 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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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도하의 양갈비



월드컵 92년 역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그것도 아랍 국가에서 열리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지구촌 최대의 축구 잔치가 지난 월요일 막을 올렸습니다. 4년마다 6~7월에 치러지던 월드컵이지만 주최국인 카타르 사막의 열기 속에서 축구를 하다간 쓰러질까봐 ㅋㅋ, 겨울로 연기해 치르는 것이지요(현지의 11월 평균 기온조차 30도라네요). 1차전을 치른 우리 축구 대표팀이 남은 경기도 잘 치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며 ‘지피지기면 백전불태’까지는 아니더라도 H조 적들의 음식이라도 ‘뿌셔’ 보러 ㅋㅋㅋ 가볼까요?

■ 카타르 맛집-그릴 도하

먼저 월드컵으로 후끈한 카타르로 가볼까요? 카타르처럼 아랍 국가에서 돼지고기는 금기라고 하죠. 그래서 우리 대표팀의 조리팀에서도 돼지고기를 제외한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 등으로 선수들을 위한 보양식을 준비했다고 하더라고요. 카타르까지 원정 응원은 꿈도 꾸지 못하기에 현지 음식을 먹으며 가까이에서 응원하는 느낌이라도 받아보려고 이태원을 찾아갔습니다. 식당 이름도 카타르의 수도 이름에서 따와 ‘그릴도하’라니 딱 맞았죠.

그릴도하 후무스



탁 트인 전망이 시원한 2층에 위치한 식당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고 가장 인기 메뉴라는 ‘마리네이드 숙성 양갈비’와 ‘후무스 세트’를 주문해 맛봤는데요. 잡 냄새 없이 부드러운 양갈비가 떰즈 업! 또 ‘후무스’는 병아리콩을 삶아 곱게 으깨서 피타 빵 등에 발라 먹는 중동지역의 대표적 디핑 소스예요. 비타민과 단백질, 식이섬유가 풍부한 저칼로리 식품이라 건강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많이 애용되죠. ‘후무스 프렌즈 세트’를 시키면 오리지널, 단호박, 가지석류 소스 3가지 후무스와 ‘따블레’라 부르는 산뜻한 샐러드가 함께 나와요. 화덕에서 갓 구워낸 피타 빵을 손으로 적당히 찢은 후 후무스와 따블레를 얹고 칼칼한 고추석류 소스를 살짝 찍어 맛보면… 사막의 오아시스가 내 입안에서 터지는 듯 하더라고요 ㅋㅋ. 사이드 메뉴로 ‘팔라펠과 짜지끼 소스’도 추가했는데요, 병아리콩을 갈아 향신료를 넣고 동글게 빚어 튀긴 메뉴로 상큼한 요구르트 오이소스에 찍어 먹으면 돼요. 중동 요리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만 의외로 거부감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으니 ‘그릴도하’에서 꼭 한번 즐겨보시길 강추.

■ 우루과이전 남미 맛집-까르니브라질그릴

첫 경기의 상대였던 우루과이가 속한 남미 음식으로는 타코나 부리토 정도를 떠올리시는 분이 많을 테죠. 하지만 오늘은 (우루과이 음식 전문점은 눈 씻고 봐도 없기에) ‘슈하스코’를 먹으며 잔칫집 분위기를 연출해볼까 해요.

까르니브라질 슈하스코



슈하스코는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를 부위별로 꼬챙이에 꽂아 숯불에 구운 브라질의 전통 요리예요. 고기를 두툼하게 썰어서 1m 정도 길이의 쇠꼬챙이에 꽂고 굵은 소금을 뿌려가며 천천히 돌리면서 숯불에서 구우면 기름기가 쏙 빠져 담백해지죠. 다 구운 고기는 현지인 슈하스코 전문가들이 꼬챙이 통째로 테이블을 돌며 부위에 맞는 칼질로 먹기 좋게 썰어서 앞 접시에 놔줍니다.

이날 찾아간 슈하스코 맛집은 서울 방배동 먹자골목에 있는 ‘까르니브라질그릴’이었는데, 1인당 점심엔 3만6800원, 저녁엔 4만원을 내면 무한리필로 슈하스코를 즐길 수 있어요. 고기덕후라면 본전 생각 안 드실 듯. 부위별로 조금씩 맛보고 가장 맛있는 것을 기억해뒀다가 그것만 추가해서 드시는 게 요령이에요. 초반부터 너무 달리면 나중에 제대로 못 즐기시고 허리띠 풀어야 할 수도 ㅋㅋ. 샐러드와 각종 소소, 볶음밥, 디저트로 구운 파인애플과 커피까지… 풀코스로 즐기다 보면, 이게 바로 내 위장의 축제로구나~ 노래가 절로 나올 거예요.

■ 가나전 아프리카 맛집-브라이리퍼블릭푸드

2차전 상대는 바로 아프리카의 가나. 하지만 가나 음식을 파는 곳은 아무리 검색해봐도 찾을 수가 없었고요, 같은 대륙에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타일의 식당을 방문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인이 만드는 바비큐 맛집인 ‘브라이리퍼블릭푸드’도 역시 세계 음식 거리인 이태원에 위치해 있어요. 양고기 찜, 양갈비 스테이크, 뱅어소시지플래터, 미트파이 등 이국적인 음식들을 맘껏 즐길 수 있어요.

브라이리퍼블릭푸드 미트플래터



미트 플래터를 시키면 양갈비와 수제 소시지, 가니시가 함께 나오는데 플레이팅은 투박하지만 아프리카 현지에서 먹는 듯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답니다. 이 집에서 꼭 맛봐야 하는 것 중 하나인 ‘미트 파이’는 바삭하게 구워낸 파이 속에 잘게 썬 고기와 야채가 듬뿍 들어 있는 이국적인 메뉴로 고기는 선택이 가능.

‘브라이리퍼블릭푸드’는 사장님과 종업원 대부분 현지 분이고 메뉴판도 죄다 영어라서 처음 방문하면 당황할 수도 있으니 사전에 검색 좀 하고 가시라는 꿀팁 참고하세요.

■ 포르투갈 맛집-남산 와이너리

조별 예선 마지막 3차전은 가장 큰 산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나라 포르투갈.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 벤투의 출신지이기도 해 얄궂은 매치죠. 대서양과 접한 포르투갈은 해산물이 풍부하고 돼지고기 요리가 많아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도 잘 맞는다고 해요. 스페인과 그리스 음식점은 종종 찾아볼 수 있는 반면 포르투갈 음식 전문점은 쉽게 접하기 힘든데 용산 경리단길에 있는 ‘남산 와이너리’로 가보았습니다.

남산와이너리 문어 스테이크



주택을 개조해 아담하지만 아기자기하게 예쁜 식당에 들어가 현지인들이 많이 먹는다는 포르투갈식 문어 스테이크부터 맛봤는데요, 마늘과 올리브유에 제대로 숙성돼 너무 부드러운 식감이 좋더라고요. 두 번째로 맛본 ‘바칼라우(Bacalhau)’는 소금에 절인 대구를 잘게 찢어 감자와 양파, 달걀을 섞어 튀겨낸 요리로 포르투갈 사람들이 즐겨 먹는 ‘국민 음식’이래요. 북대서양에서 잡은 생선들이 포르투갈에 도착할 때까지 상하지 않게 하려고 소금에 절인 것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이 집의 바칼라우 크로켓은 너무 부드러워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사라지더라고요.

‘남산 와이너리’는 식당 이름에서 힌트를 주듯이 주인장이 직접 수입한 다양한 포르투갈 와인도 준비돼 있으니 요리들과 페어링하면서 분위기 살리기 좋은 공간이었어요.

주현수 기자 joo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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