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세계 경제 어디로? 침체 vs 반등 예측 엇갈려

박종원 입력 2022. 11. 24. 14: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연준 실무자들, 상부에 "내년도 침체 가능성 50%" 보고서 전달
연준 FOMC 고위층도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공감
美-유럽 최신 경제 지표 긍정적, 내년에 경기 반등 기대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시민들이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알리는 광고판 옆을 지나고 있다.로이텨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내년도 미 경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연준) 내부에서는 경기 침체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으나 민간 전문가들은 경기가 세계적으로 내년에 바닥을 찍은 뒤에 반등한다고 전망했다.

■침체 가능성 50%, 역대급 위기 임박
연준은 23일(현지시간)에 앞서 이달 1~2일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의사록을 공개했다. 연준의 FOMC 위원들은 당시 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4회 연속으로 감행했다. 이들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렸다고 밝혔으나 그만큼 경기 침체가 우려된다는 비난을 감수해야했다. 올해 마지막 FOMC 회의는 다음달 13~14일에 열린다.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에 근무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은 당시 FOMC 위원들에게 미 경제가 내년에 침체될 가능성이 약 50%라는 분석 자료를 전달했다. 이러한 비관적인 의견은 연준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연준 수뇌부에 공식 전달된 것이다.

실무자들은 보고서에서 "민간의 실질 지출 성장이 둔화하고 글로벌 전망이 악화하며 금융환경이 긴축했다"며 "이 모든 것들이 실질 경제전망에 현저한 하방 리스크로 작용한다. 게다가 물가 상승폭을 지속적으로 낮추려면 예상보다 금융환경이 더 긴축적이어야 한다는 점도 또 다른 하방 위험으로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실무자들은 "결과적으로 실질 경제에 대한 기본 전망이 하방으로 기울어질 리스크가 있다고 계속 판단했다"며 "경제가 내년 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을 (50%라며) 거의 기본 전망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의사록에 의하면 FOMC 위원들 역시 침체 위기를 의식해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FOMC 위원들은 그동안 집행한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의 누적된 효과가 경제와 물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기 위해 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0~0.25% 구간이었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11월 회의로 3.75~4% 수준까지 올랐다.

같은날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세계 최대 벤처 캐피탈인 미 세콰이어 캐피탈의 더글라스 레오네 파트너는 이날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현재 상황은 금융 서비스 위기였던 2008년이나 기술 위기였던 2000년보다 더 어렵고 도전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레오네는 "기술 기업들의 가치가 적어도 2024년까지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이런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1970년대를 돌이켜보면, 16년 동안 불안감이 이어졌다"며 "2000년에도 10년 동안 상당수 기업이 가치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 바닥 찍고 반등 가능
그러나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신 경제지표를 인용해 세계 경제가 곧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3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발표한 미국의 11월 서비스·제조업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3으로 전월(48.2)보다 내려갔다. PMI는 해당 업종 관계자들에게 향후 경기 전망을 묻는 설문조사를 취합한 지수로 50을 기준으로 50을 밑돌면 그만큼 경기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WSJ는 비록 직접적인 수치가 내려가긴 했지만 미 기업들을 압박하던 비용 상승 문제는 누그러졌다고 분석했다. 미 기업 관계자들은 이번 조사에서 11월에 재료비와 운반비 등이 내려갔다고 답했다.

신문은 동시에 미 경제의 기초가 되는 소비 활동이 여전히 왕성하다고 강조했다. 현지 소비는 미 최대 전자제품 소매체인 베스트바이, 스포츠용품업체 딕스스포팅굿즈 등 소매업체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공개하면서 탄탄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유럽의 11월 복합 PMI는 47.8로 전월(47.3)보다 소폭 올랐다. 미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애덤 포센 소장은 유럽 가계와 기업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있고, 유럽 각국 정부는 치솟는 에너지·식료품 비용 부담을 줄이도록 가계에 더 많은 재정지원에 나서면서 소비가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WSJ는 올들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중국 경제도 내년에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풀리면 결국 나아진다고 예측했다. PIIE의 포센은 세계 경제가 결국에는 우려했던 것보다 75% 더 나은 상태로 이번 위기를 끝맺는다고 낙관했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