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육성해주고 테스트베드까지”...글로벌 스타트업 키우는 C랩

이새하 기자(ha12@mk.co.kr) 2022. 11. 24. 14: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육성하는 C랩 아웃사이드
선정 기업 1억 지원금에 컨설팅까지
김앤장 변호사부터 전문의 출신 대표
혁신 서비스 개발해 해외 진출 목표
521개사 누적 투자액만 1조3400억원
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 4기 대표들이 최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비스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 공고를 보고 삼성이 지원해주면 다를 거라고 생각해서 덜컥 창업했습니다.”

인공지능(AI) 개발 플랫폼을 만드는 렛서의 심규현 대표는 카이스트 AI 대학원을 다니다가 C랩 공고를 보고 친구들과 창업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AI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사업 기회를 포착했다고 한다. 렛서는 누구든지 데이터만 넣으면 3일 만에 AI를 개발할 수 있는 솔루션을 내놨다.

심 대표는 “친구들 5명이 모여서 회사부터 차린 거라 앞으로 어떻게 할지 막막했다”면서 “재무부터 투자까지 여러 부분을 삼성이 도와줬다”고 했다. 렛서는 창업 1년 만에 매출 5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성장했다.

최근 찾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 이곳에는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된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되면 삼성전자가 최대 1억원의 지원금과 업무공간, 각종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C랩을 거쳐간 스타트업 521개사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만 1조3400억원에 이른다.

알고케어 시연하는 정지원 대표 <사진 제공 = 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 4기에는 내로라하는 이력을 보유한 대표들이 모여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김앤장 변호사 출신인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건강 데이터를 반영해 개인 맞춤형 영양제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업무와 육아 속에서 힘들어하던 중 ‘내 몸은 누가 지켜주나’라는 생각에 전문 건강 관리 서비스를 구상했다고 한다.

알고케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스트레스’ ‘눈 건강’ ‘음주 전·후’ 등 현재 몸 상태를 선택하니 뉴트리션 엔진이 건강 상태에 맞게 영양분을 배합해 4mm의 알록달록한 알약을 만들어줬다. 알고케어는 혁신성을 인정받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서 3년 연속 혁신상을 받았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윤찬 에버엑스 대표는 근골격계 질환에 특화된 운동치료를 도와주는 ‘모라’를 개발했다. 의사 진료 이후 환자는 앱에서 재활 운동을 하고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전문의인 문우리 포티파이 대표는 앱이나 인터넷으로 정신 관리를 도와주는 ‘마인들링’ 서비스를 개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다양한 국제기구에서 일했던 정지은 코딧 대표는 기업에 필요한 법·규제·정책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스타트업들이 자유롭게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삼성전자는 뒤에서 돕는다.

윤 대표는 “인원이 빠르게 늘면 조직문화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창업이 처음이라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몰랐다”며 “삼성이 직접 문화를 도입하고, 조직의 목표를 정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뉴빌리티 자율주행 배달 로봇 <사진 제공 = 삼성전자>
특히 삼성 계열사들과 사업 협력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점도 C랩의 장점이다.

문 대표는 “원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가 초점이었는데 B2B(기업 간 거래)로 확대해 삼성전자 임직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해볼 수 있었다”고 했다.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도심형 배달 서비스를 하는 뉴빌리티 역시 삼성웰스토리, 삼성에버랜드와 손잡고 골프장 등에서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24일 진행된 4기 졸업식인 ‘2022 C랩 스타트업 데모데이’에 참석한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졸업 이후에도 스타트업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투자와 사업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앞으로도 스타트업 육성에 전심을 다 해달라”고 삼성에 당부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