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철강산단 등도 물류 차질…대구·경북서 조합원 3500여명 나서[화물연대 파업]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24일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포항 등 대구·경북지역 산업단지의 물류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
화물연대 포항지부는 이날 오전 10시 포항 남구 오천읍 철강공단 내 글로비스 네거리에서 노동자 7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여정호 포항지부 홍보국장은 “지부 소속 노동자 2000여명이 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포항지부는 출정식 이후 철강공단 주요 길목에서 집회를 열었다. 포항지부는 포항과 영천, 경주지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구미·김천·경산·대구 등을 중심으로 한 화물연대 대구·경북지부도 이날 오전 구미시청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했다. 파업에 동참하는 이 지부 조합원 1500여명 중 600여명이 출정식에 참여했다.
오한기 대구·경북지부 홍보국장은 “출정식 이후 조합원들이 지역별 거점으로 흩어져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동참을 호소하는 안내문을 나눠주는 등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이 시작되면서 포항 철강산단 입주 기업 등은 제품 반입과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경우 지난 9월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입은 공장 침수 등 피해 복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복구작업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 아직 제품 출하량은 적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과 제철소 복구를 위한 설비 및 자재 등의 운송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일단 (수해) 복구가 더 시급한 만큼, 이와 관련한 차량이 공장을 오갈수 있도록 화물연대에 요청했으며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파업 첫날인 24일부터 제품 출하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하루 평균 7000~8000t을 출하하고 있다. 철강산단에 있는 다른 기업체의 사정도 비슷하다.
현재제철 포항공장 관계자는 “(화물연대 측에) 제품 운송을 요청하고는 있지만 파업 첫 날이어서 그런지 대화 창구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출하가 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지역 내 영업용 화물차량 2만9300여대 중 화물연대 소속 차량 비중이 약 6.4%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북도는 산업단지 입주기업을 중심으로 유상운송 허가 알림 문서를 보냈다. 구미와 칠곡 등 주요 거점에는 현장관리반을 보내 운송방해와 출입구 봉쇄 등의 돌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항시도 상황관리·상황운영·현장관리 등 3개팀 규모의 대책본부를 꾸리고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유상운송 허가를 지원하고 비노조원 대상 화물차량 900여대를 우선 확보하기로 했다.
자가용 화물차 중 최대 적재량 8t 이상 일반형 화물자동차와 견인형 특수자동차를 보유한 차주나 운송업체는 포항시에 신청서를 제출해 허가증을 받은 뒤 유상 운송(영업행위)을 할 수 있다.
구미시 역시 상황관리와 교통대책 등 7개팀 규모로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물류 차질에 대비해 유상운송 허가를 지원하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화물연대가 주요 사업장 및 교차로 주변에서 비조합원 차량의 운송을 방해하거나 차로 점거, 운전자 폭행, 차량 파손 등의 불법행위를 하는지 점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용 경찰력을 총동원해 주요 물류 거점지역에 배치했다”면서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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