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돌아온 유성룡 다이어리… ‘이순신 전사’ 기록

박동미 기자 2022. 11. 2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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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께서 스스로 가벼이 하시면 안 됩니다.' (그러나 듣지 않고) 직접 출전해 전쟁을 독려하다 이윽고 날아온 탄환을 맞고 전사했다. 오호 통재라!".

이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1545∼1598)의 전사 상황을 묘사한 문장으로, 조선 중기 문신이자 임란 때 탁월한 군사 전략가로 활약한 서애 유성룡(1542∼1607)이 남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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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 (경자)’ 표지. 이순신 전사 정황에 대한 내용이 쓰여 있다. 문화재청 제공

■ 문화재청, ‘경자년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 첫 공개

“‘대장, 스스로 가벼이하면 안돼’

만류에도 직접 출전, 끝내 전사”

1599년에 간행된 금속활자본

약속 · 병세 · 날씨 등 상세 기록

새 자료 있어 특별한 의미 · 가치

“‘대장께서 스스로 가벼이 하시면 안 됩니다.’ (그러나 듣지 않고) 직접 출전해 전쟁을 독려하다 이윽고 날아온 탄환을 맞고 전사했다. 오호 통재라!”.

이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1545∼1598)의 전사 상황을 묘사한 문장으로, 조선 중기 문신이자 임란 때 탁월한 군사 전략가로 활약한 서애 유성룡(1542∼1607)이 남긴 글이다. 그의 대표 저서 ‘징비록’이 아니라 개인 일정 등을 적어 둔 대통력(大統曆)에 쓴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24일 문화재청은 이순신의 전사 기록을 비롯해 400년 전 유성룡의 행적과 일상이 담긴 경자년(1600년)의 대통력, 즉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柳成龍備忘記入大統曆(庚子))’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처음 공개했다.

대통력은 지금의 달력과 같은 역할을 한 조선 시대 책력(冊曆·해와 달의 운행이나 절기 등을 적은 책) 중 하나로, 농사를 비롯해 일상생활 지침용으로 쓰였으며, 그 전해 12월 관상감(기상 업무를 담당한 관청)에서 배포했다. 조선 시대 대통력은 현재 국내 15권이 남아있으며, 경자년 본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일본에서 돌아온 한국 문화재라는 점에서 의미가 특별하고, 유성룡이 직접 쓴 이순신에 대한 기록 및 ‘서애선생연보’에서도 다루지 않은 내용 등이 포함돼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는 1599년 간행된 금속활자본으로, 김문경 일본 교토(京都)대 명예교수의 제보로 그 존재가 알려졌다. 그 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수차례 면밀한 조사를 거쳐 지난 9월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대통력의 가장 큰 특징은 현대의 다이어리처럼 소장자의 일정과 약속, 병세, 날씨, 그리고 당해 일어난 사건 등이 세세히 적혀 있다는 것이다. 강혜승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유통조사부장은 “유물에 기재된 정보와 내용을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력은 유성룡이 가까이 두고 자주 써 손때가 묻은 수택본(手澤本)으로 추정된다”며 △국내 현전하지 않는 경자년 대통력이라는 점 △이순신의 전사 기록이 담겨 있다는 점 △‘유성룡 종가 문적’(보물)에도 없는 새로운 자료라는 점 등을 들어,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순신에 대한 기록은 유성룡이 표지에 써서 남긴 것이며, 포로가 돼 일본에 압송됐던 강황(1567∼1618)의 귀국 등 경자년의 역사적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이번 환수문화재 공개가 조선 시대 기록문화 유산에 대한 관심과 자긍심을 고취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보존·관리하며, 유성룡 관련 원천 자료로서 연구·전시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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