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1차지명→개명→방출→KT행…25세 훈남 투수 “이제 잘할 일만 남았다” [오!쎈 인터뷰]

이후광 2022. 11. 2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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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시절 박선우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과거 롯데 자이언츠 1차 지명 유망주가 KT 위즈에서 새 출발한다. 프로 7년 동안 1군에 단 1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수원에서 제대로 털겠다는 각오다.

롯데에서 방출된 박선우(25)는 지난 23일 수원KT위즈파크로 향해 KT와 정식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주 마무리캠프가 진행 중인 익산 퓨처스구장으로 향해 입단테스트를 받았고, 곧바로 합격 통보를 받으며 현역 연장에 성공했다.

계약 후 OSEN과 연락이 닿은 박선우는 “중학교 때부터 부산에서만 지냈고 롯데에서 7년을 뛰었는데 처음으로 팀을 옮기게 됐다”라며 “익산 퓨처스구장, 수원KT위즈파크 모두 좋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왠지 느낌이 좋다”라고 계약 소감을 전했다.

박선우는 부산고를 나와 2016년 신인드래프트서 롯데 1차 지명된 우완 유망주였다. 당시 그의 이름은 박종무, 실력과 출중한 외모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1군 출전은 2021년 9월 26일 고척 키움전이 전부다. 좀처럼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하며 7년의 시간을 사실상 2군에서만 보냈고, 병역 의무 또한 현역으로 이행했다. 올해는 어깨 부상 회복 후 퓨처스리그 22경기를 소화한 뒤 교육리그를 치르던 도중 돌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박선우는 “군대 가기 전까지 몸이 안 좋았고 기술적으로도 부족했다. 1차 지명을 받았지만 시간이 필요했다”라며 “전역 후 조금씩 구위가 좋아졌다. 최근 3년 동안 롯데 2군에서 선발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번 교육리그에서도 공이 괜찮았고, 뭔가 내년에 잘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그런 상황에서 방출을 당해 아쉬웠다”라고 지난 7년을 되돌아봤다.

롯데 입단 당시 박선우 / OSEN DB

박선우가 방출 통보를 받은 건 지난달 29일. 그런 그가 어떻게 한 달도 안 돼 새 둥지를 찾을 수 있었을까. 박선우는 “너무 늦게 방출이 돼서 테스트를 볼 수 있는 팀이 없을 것 같았다. 내가 직접 연락을 하며 알아봐야하는 상황이었다”라며 “그런 가운데 (배)제성이 형이 다시 한 번 야구를 해보자며 KT 프런트에 내 이야기를 해줬다. 이후 KT 스카우트팀장님이 입단테스트를 제안하셨고, 익산에 내려가서 공을 던졌는데 이강철 감독님이 좋게 봐주셨다”라고 설명했다.

박선우는 지난 15일 KT 마무리캠프가 진행 중인 익산으로 향해 이강철 감독이 보는 앞에서 입단테스트를 봤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라 직구, 슬라이더, 서클체인지업, 스플리터 등을 힘껏 던지며 자신의 강점을 어필했다.

박선우는 “방출 이후 오랜만에 야외에서 사람에게 공을 던지니 감이 안 잡혔다.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에 힘도 잔뜩 들어갔다”라며 “감독님께서 힘을 빼고 던지라고 조언해주셨다. 구종은 교육리그 때부터 던지기 시작한 스플리터를 던져봤는데 감독님이 좋아하셨다. 투구 끝나고 곧바로 합격 통보를 받아 얼떨떨했다”라고 말했다.

박선우는 작년 7월 개명을 하게 된 사연도 전했다. 당시 박종무였던 그는 “큰 누나가 올해 1월 결혼을 하기 전에 부모님과 사주를 보러 갔는데 그 곳에서 아들 개명을 제안했다”라며 “그 때는 야구가 잘 안 됐고, 앞으로 잘하고 싶은 마음에 겸사겸사 이름을 바꿨다. 이름은 베풀 선(宣)에 클 우(旴)다. 크게 베풀면 복이 돌아온다는 뜻을 갖고 있다. 운동할 때 좋다고 들었다. 그래서 아마 입단테스트도 통과한 것 같다”라고 웃었다.

롯데 시절 박선우 / OSEN DB

KT에는 박시영, 김준태, 배제성, 조현우, 오윤석 등 과거 롯데에서 함께했던 많은 동료들이 있다. 이정현, 박세진과는 동갑내기 친구다. 박선우는 “KT에 아는 선수들이 많아 적응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며 “그 중에서 (배)제성이 형이 가장 많이 도와줬다. 입단테스트를 비롯해 라커룸도 구경시켜주고 KT 선수들 인사도 시켜줬다. 그래서 오늘(23일) 계약 후 수원에서 고기를 샀다”라고 밝혔다.

박선우가 말하는 자신의 강점은 비록 2군이지만 풍부한 경험과 정교한 제구력이다. 그는 “구속은 빠르지 않아도 제구는 자신이 있다. 웬만하면 승부를 피하지 않는다. 직구 구속도 144km까지 나온다”라며 “롯데 시절에는 야구를 못했다. 또 잘할 때는 다른 동료들이 더 잘해서 기회를 못 받았다. 그래서 내년에는 부상 없이 꾸준히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선발, 불펜을 다해봤기 때문에 어떤 보직을 맡아도 자신 있다”라고 강조했다.

새롭게 만나는 KT 팬들을 향한 인사도 남겼다. 박선우는 “일단 그 동안 응원을 보내주신 롯데 팬들에게 감사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지금까지 야구를 못했기 때문에 이제 잘할 일만 남았다. 수원에서 한 번 내 꿈을 펼쳐볼 테니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1군에서 경기를 뛰면서 스타가 되는 게 내 꿈이다”라고 재기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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