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사상 첫 6차례 금리 인상…'베이비스텝' 속도 줄였지만 이자 부담↑
금통위, 기준금리 0.25%포인트 올린 3.25% 결정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리 인상으로 이른바 '영끌족', '빚투족'들은 대출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3.0%에서 0.25%포인트 올린 3.25%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를 여섯 차례 연속 인상한 것은 72년 한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 4월(0.25%포인트 인상)에 이어 5월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1.50→1.75%) 높였으며, 지난 7월 13일에도 0.5%포인트를 인상, 8월 25일에는 0.25%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2.5%로 결정했다. 또한 지난 10월에는 0.5%포인트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3.0%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오른 것은 지난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이다.
이번 '베이비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단행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결과다. 앞서 대다수 금융 시장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베이비스텝'을 단항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채권 투자자·애널리스트 등 채권 업계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9명이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예상했다. 인상폭은 전체 응답자의 70%가 0.25%포인트 인상을, 29%가 빅스텝을 예상했다.
금통위의 이번 선택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경기둔화 대응과 10월 0.50%포인트 인상 효과 확인과 더불어 물가가 7월 정점을 지났고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진정된 점 등을 고려한 결과로 판단된다. 다만 5%대 고물가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등 주요국에서 긴축 속도 조절론이 표출된 점 등도 0.25%포인트 인상 요인이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날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참석자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업계에서는 연준이 12월 FOMC에서 0.50%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 대출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 16만5000원↑
한은이 베이비스텝을 밟았으나 '영끌족' 등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의 대출금리도 함께 오를 수밖에 없다. 한은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9월 잔액 기준으로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전체의 78.5%, 기업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72.7%를 기록했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을 하면서 차주들의 연간 이자부담도 증가했다. 차주 1인당 연간 이자부담 규모가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 전과 비교해 181만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1756조8000억 원)와 비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변동금리 비중(74.2%)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를 시산한 결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인 0.25%포인트 만큼 오르면 가계의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3조3000억 원 불어나게 된다.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만5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산출됐다. 1인당 연간 이자부담은 전체 이자 규모에 차주수(대략 2000만 명)를 나눈 값이다.
한은이 작년 8월 이후 올린 금리폭 2.75%포인트를 기준으로 1년 4개월 동안 늘어난 이자부담액을 따져보면 약 36조3000억 원 늘어나게 된다. 1인당 늘어난 이자부담액으로 시산하면 181만5000원이 증가한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다"라며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실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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