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금 없애라”… 식자재 외상거래 피해 없애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각광

조광현 기자(cho.kwanghyun@mk.co.kr) 2022. 11. 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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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봄 서비스 이미지
최근 식자재 가격이 급등하며서 식품 관련 자영업자들의 경영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식자재 유통시장에 만연한 외상거래로 생긴 미수금 문제를 해결해주는 IT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이 주목 받고 있다.

식자재 유통시장은 지역별 상권을 기반으로 거래되는 시장이다. 여기에 시장 플레이어 대부분이 중소규모 영세 유통사들이기에 디지털화가 더디다. 업계 종사자들은 여전히 수기, 전화 등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외상 거래가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거래 업체가 갑작스럽게 휴업하거나 폐업하면 큰 타격을 입는다. 소송을 한다고 해도 고액의 비용이 들며, 소송기간도 길어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이러한 외상 거래는 국내 식자재 유통에서 개선돼야 할 관행으로 지적되어 왔다.

최근 들어 미수금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상기후로 식자재와 외식 물가가 상승해 경영난과 폐업 위기를 겪는 업체가 늘면서다. 통계청이 이달 5일 발표한 ‘2022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다. 또,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 33.0%는 폐업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 예상되는 가장 큰 애로사항 1위(23.6%)로 ‘물가 상승에 따른 재료 매입비 부담’을 택했다.

이에 낙후된 식자재 유통시장을 IT기술로 디지털 전환해 미수금 문제를 해결하고, 업무를 효율화하는 등 시장 혁신에 나선 스타트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마켓보로, B2B 식자재 유통관리 SaaS ‘마켓봄’ 운영… 유통과정 디지털 전환 및 선결제방식 도입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켓보로는 식자재 유통시장의 아날로그 운영 방식을 개선하고자, 유통 전 과정(수발주 상품관리 거래처관리 결제 등)을 디지털화한 B2B 식자재 유통관리 SaaS ‘마켓봄’을 운영한다. 업계 종사자들은 마켓봄 모바일 앱과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식자재 주문과 배송이 가능해, 업무 효율성 향상과 함께 기존에 수기로 인해 발생하는 오주문, 오배송을 대폭 줄였다.

마켓봄 내 선불결제 방식을 도입해 미수금 문제도 해결했다. 간편결제 시스템으로 식자재 발주와 동시에 거래대금이 결제되기 때문에 후불결제로 인한 불편을 없앤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 외상거래 방식을 고수하는 업체를 위해서는 미수금 한도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해, 외상금액 규모가 커지는 것을 방지했다. 미수금 상세내역 또한 식자재 수발주 시 자동으로 등록돼 수시로 확인 가능하다.

이러한 기능을 바탕으로, 마켓보로는 지난 6월 국내 1위 식자재 유통기업 CJ 프레시웨이와 403억 원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 3년간(2019~2021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80%를 기록했다. 특히 마켓봄은 국내 식자재 유통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1위로, 올해 6월까지 누적 거래액 2조원을 돌파했다. 마켓봄을 통해 거래하고 있는 누적 유통사는 1만7000여곳, 누적 거래처(식당 가맹점)는 17만3000여 곳이다.

마켓보로 임사성 대표는 “마켓봄을 통한 미수금 해결은 유통사, 프랜차이즈 본사 등에서 매우 만족하는 기능”이라며, “계속해서 식자재 유통시장 혁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미트박스, 축산물 직거래로 판매대금 즉시 정산… 외상?미수금 리스크 감소

축산물 B2B 직거래 플랫폼 미트박스는 1~3차 도매업체를 거치는 불필요한 축산 유통 과정을 축소시켜, 식당 정육점이 원수입업자와 직거래할 수 있도록 판매 배송 정산 등의 일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미트박스를 이용하는 축산업자들은 직거래를 통해 판매대금을 즉시 정산받을 수 있어 외상 미수금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채권과 미수금으로 진행되던 기존 거래 형태를 현금 거래로 전환해 신용거래 및 부실채권 위험도 낮추고 있다. 더불어, 유통단계 단축으로 소비자들은 15%~30% 저렴한 가격으로 축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미트박스는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25% 상승한 1781억원의 거래액과 2억2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연평균 75%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축산물에 이어 식자재 품목을 확대 중에 있다.

오더히어로, 식당과 유통사 사이 결제 시스템 제공… 즉각 정산 가능

딜리버리랩이 운영하는 식자재 통합 유통 플랫폼 ‘오더히어로’는 10만개 이상의 대형 푸드체인 DB, 공공데이터, 민간 오픈 데이터 등을 통한 식자재 가격 데이터를 기반으로, 식당이 식자재를 구매할 수 있는 최적의 유통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플랫폼 내 식당과 유통사 사이의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어, 미수금 걱정 없이 믿고 거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반적인 돈의 흐름도 분석할 수 있다. 식당 쪽에서는 식자재 구매 채널별 비교추천을 통해 식자재비 지출을 줄일 수 있고, 유통사 입장에서는 특성에 맞는 고객 확보 및 즉각 정산이 가능한 것이다.

작년 오더히어로 신규 가입자는 2020년 대비 700% 이상 증가했으며,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 또한 작년 12월 대비 올해 4월 약 220% 확대됐다. 한편, 지난 5월 5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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