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고무찰흙'으로 마시는 와인…서지형 'K의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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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덜어낼 수 없을 만큼 '심플'하다.
얼마나 비웠을지 알 수 없는 와인병 하나에 반쯤 채운 와인잔 하나가 전부니까.
물에 이기면 끈적해지는 점토 형태의 고무찰흙을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끌어올려 형체를 빛고 그 위에 아크릴물감을 얹어 색감을 입힌다.
어릴 적 가지고 놀던, 향수가 잔뜩 녹아있는 고무찰흙으로, 향수를 만들어가는 중인 '지금'을 빚어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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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모티프로 일상 단면·사물 끌어내
점토형태 고무찰흙 나무판 붙인 기법
어릴 적 향수 녹인 재료로 빚은 '지금'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더 덜어낼 수 없을 만큼 ‘심플’하다. 얼마나 비웠을지 알 수 없는 와인병 하나에 반쯤 채운 와인잔 하나가 전부니까. 다른 작품이라고 다를 게 없다. 커피 그라인더 하나에 드립커피 주전자 하나가 전부기도 하고,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파랑새 한 마리뿐이기도 하다.
작가 서지형(44)은 누구나 아는 소재로 누구나 한번쯤 연출했을 만한 일상의 장면을 꺼내놓는다. 사실 여기까지라면 특이할 게 없다. 독특한 것은 표현기법, 바로 재료다. 고무찰흙을 나무판에 붙여 부조 혹은 입체로 빚어내니까. 물에 이기면 끈적해지는 점토 형태의 고무찰흙을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끌어올려 형체를 빛고 그 위에 아크릴물감을 얹어 색감을 입힌다.
작업의 바탕은 ‘기억’이라고 했다. 작가는 “작업의 모티프가 되는 ‘기억’은 나 자신을 구성하는 자체이자 모든 관계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어릴 적 가지고 놀던, 향수가 잔뜩 녹아있는 고무찰흙으로, 향수를 만들어가는 중인 ‘지금’을 빚어내는 거다. ‘K의 금요일 5’(2022)는 그중 한 점이 될 터. 와인병 라벨의 ‘제품명’이 재미있다. ‘트러블메이커’란다. 말썽꾸러기란 뜻인데, 실제 이런 와인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경희궁3나길 최정아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다시, 내일의 기억’에서 볼 수 있다. 합판에 고무찰흙·아크릴. 31×43㎝. 최정아갤러리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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