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만 쳐다보는 강원 스키장·겨울축제장 '추위 언제 오려나'

이상학 2022. 11. 2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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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11월 기온 역대 최고 등 개장 차질…예측불허 날씨 변수
축제 대안·피해 최소화 고민…안전관리 대책 마련 만전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박영서 기자 = 강원도 내 스키장과 겨울 축제장이 개장을 앞두고 날씨 고민에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인공눈 뿌리는 스키장 [용평리조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3년 만에 제대로 문을 열게 됐지만, 예측불허한 이상기온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강원지역 평균기온은 8.6도로, 평년보다 2도가량 높았다.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남쪽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최고기온이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반면 강수량은 27.9mm로 평년보다 11.9mm 적게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올해도 이상기온이 나타나자 겨울 특수를 기대했던 스키장 업계와 지역축제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아직 이른 걱정이라는 입장이 적지 않지만, 당장 이달 말 오픈 예정이던 스키장부터 우려가 현실이 됐다.

매년 가장 먼저 슬로프를 개장해 왔던 평창 용평스키장은 이달 25일 개장하려다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해 11월 26일 개장한 탓에 올해도 같은 시기 오픈을 예상했지만, 높은 낮 기온에 밤사이 만들었던 인공눈이 모두 녹아내렸다.

지난해 11월 스키장 인파 [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제로 스키장과 인접한 강릉지역 기온의 경우 11월 기온이 역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지역 1∼23일 평균 최고 기온은 19.2도로 평년(14.8도)보다 무려 4.4도가 높게 나왔다.

휘닉스 평창과 정선 하이원 등의 도내 스키장도 상황이 비슷해 겨울시즌 첫 개장이 지난해보다 1∼2주가량 늦은 다음 달 초부터 순차적으로 오픈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우여곡절을 겪다 3년 만에 '겨울 특수'를 기대했던 지역축제도 벌써 깊은 한숨이다.

겨울축제 대부분 다음 달 말부터 열려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하지만, 미리 축제를 준비해야 하는 지자체는 걱정이 앞선다.

스키장 개장 이벤트(CG) [연합뉴스TV 제공]

기상청은 최근 3개월 전망치를 통해 다음 달 날씨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이 각각 40%, 내년 1∼2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내년 2월까지 평년과 비슷하거나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는 날씨 전망이 나왔지만, 어디까지나 예측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겨울축제 원조 격인 인제 빙어축제는 내년 1월 20일 개막하는 축제 알리기에 주춤하는 모양새다.

코로나19로 2년 연속 취소의 아픔을 겪고 3년 만에 여는 빙어축제는 최근 포근한 날씨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수심이 얕고 유속이 느린 하천에서 펼쳐지는 화천산천어축제와 달리 빙어축제장은 수심이 6∼7m로 깊어 얼음 두께가 25cm 이상 얼어야 하지만, 강추위 소식은 아직 없다.

육지 축제장과 빙판 행사장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상류 소양강댐 수위가 다소 높은데다 국가하천에서 열리는 축제장의 점용허가를 환경부로부터 아직 받지 못한 것도 걸림돌이다.

인제 빙어축제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제군은 일찌감치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등 충격파를 최소화하는 방안 마련에 나섰다.

얼음낚시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눈을 활용해 5천㎡ 규모로 산촌(스노우빌리지)을 만들어 마치 산촉민손박물관에 있는 것처럼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강 위 얼음낚시가 불가능할 때는 빙어를 활용한 부각, 햄버거 패티, 탕 등 식품 개발도 검토한다.

강원도 대표 겨울축제 중 하나로 성장한 '홍천강 꽁꽁축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2020년 홍천강 꽁꽁축제장 부교 낚시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축제장 폭이 넓은 홍천강은 포근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 제대로 얼지 않기 때문이다.

이 축제는 포근한 겨울 날씨에 대비해 예년의 경우 강 위에 부교를 만들어 낚시하거나 강변에 실내 낚시터를 만들어 운영해왔다.

겨울답지 않은 날씨는 물론 빙어축제와 마찬가지로 환경부의 점용허가도 아직 나오지 않아 설상가상 근심은 더 커지고 있다.

2년 전 지방하천이었던 홍천강이 국가하천으로 승격돼 관리 주체가 환경부로 변경됐다.

기존에는 지방하천인 홍천강의 하천점용 인허가권을 가진 홍천군의 승인을 받으면 됐지만, 환경청의 하천점용 허가 없이는 강 위에서 정상적인 축제 개최는 불가능하다.

특히 내년 초 축제 준비를 위해서는 이달 말부터 축제장에 물막이 공사 등 시설물 준비에 나서야 해 마음이 조급하다.

축제 관계자는 "축제 개막을 앞두고 일주일가량 집중적으로 강추위가 오면 축제를 여는 데 문제없지만, 예년처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1월 7일 개막해 3주간 열리는 '화천산천어축제'는 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세계적인 겨울축제 답게 축제장인 화천천을 두껍게 얼음벌판으로 만드는 노하우가 쌓여있는 데다 지형 특성상 축제 개최에는 차질이 없다는 설명이지만, 이상고온 등을 우려했다.

화천산천어축제는 일단 축제 분위기를 유도하고 성탄절 전야인 24일에 시즌 개막을 알리는 2만5천 개의 산천어등 점등식을 한다.

지난 2020년 겨울축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내 축제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이상기온으로 축제가 차질을 빚어왔고, 앞으로도 날씨를 예측하기 힘들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더 중요성이 커진 안전관리 대책까지 빈틈없이 살펴야 해 축제 준비 및 대안 마련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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