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의 살림집, 가문의 배향전각 등 10건 보물 된다

입력 2022. 11. 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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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문화재청은 25일 강진 해남윤씨 영모당 등 사묘(祠廟)·재실(齋室)․정려각(旌閭閣), 내아(內衙), 석탑 등 10건의 문화유산을 국가 보물로 지정한다.

해남윤씨 영모당

사묘(祠廟)는 선조 혹은 선현의 신주(神主)나 영정(影幀)을 모셔두고 제사를 지내는 건물이다.

재실(齋室)은 무덤이나 사당 옆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은 건물로 제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숙식과 제사음식 장만 등을 하는 장소이다.

정려각(旌閭閣)은 충신이나 효자에게 임금이 하사한 편액을 걸어두는 건물이고, 내아(內衙)는 지방 관아 건축에서 지방관의 가족들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살림집에 해당한다.

사묘와 재실은 조선시대에 제사의례를 중요시하던 성리학이 정착되면서 확산되었고, 조상과 선현에 대한 제향이 주목적이었으나 후손에 대한 강학기능을 수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가문의 지위를 높이며, 지역의 정치적 기반을 견고히 하려는 경향과도 관련 깊은 건축물이다.

문화재청은 2018년부터 건조물 문화재에 대한 지정가치를 조사한 결과, 2019년에는 누정(樓亭) 문화재 10건, 2020년에는 서원‧향교 20건, 2021년에는 관아건축 8건을 보물로 지정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는 전국의 250여 건의 사묘‧재실 등을 조사했으며 이중 전문가 검토를 거쳐 이번에 8건의 유교건축(儒敎建築) 문화재를 보물로 지정하게 되었다.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숭렬전은 병자호란을 당해 임금이 남한산성에 머물면서 백제시조인 온조왕(溫祚王)에 대해 제사를 지낸 일을 계기로 1638년에 세워진 사묘이다. 1661년 현 위치로 옮겨진 이후 정조 때에 ‘숭렬전’이란 명칭이 내려졌으며, 다른 역대 시조묘에게 올리는 격식을 따라서 제사를 거행하면서 현재까지 그 위치를 지키고 있는 곳이다. 창건 사실이 문헌을 통해 증빙되고, 17세기에 이건한 뒤에 지은 건물이 현재까지 원위치를 지키고 있으며, 제향이 계승되고 있어 역사적, 문화사적 가치가 높다. 또한 간결하고 절제된 건축 형식과 구조는 17세기에 건립된 조선시대 사묘의 전형을 따르고 있어 국가지정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영월 창절사(彰節祠)는 사육신 등 열 명의 충신(忠臣)을 제향하기 위해 1685년에 건립된 곳으로 1705년 현 위치로 이건되었다.

보통의 사당에 비하여 비교적 규모가 크며, 사당 외에도 유생들이 모여 학문하는 강당과 동-서재, 배견루(拜鵑樓)를 갖추고 있어, 일반적인 조선시대 서원과 같은 구성을 보여준다. 인근에 위치한 영월장릉과 함께 영월지역에서 단종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건립되었으며, 건축물에 남아 있는 익공의 형태 등이 18세기 건축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어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높다.

영동 세천재(歲薦齋), 고흥 여산송씨 쌍충 정려각, 강진 해남윤씨 추원당(追遠堂), 강진 해남윤씨 영모당(永慕堂), 전주 조경묘 정묘, 포항 상달암(上達庵)도 5일 국가 보물이 된다.

이번 보물 지정 중 유일한 내아 건물인 김제 내아는 1749년 무렵 지어졌으며, 조선 후기 지방관의 일상을 고찰할 수 있는 드문 사례이다. 지방관아는 동헌과 내아로 이루어지는데, 동헌은 지방관이 공무를 수행하는 공적 공간이고, 내아는 지방관의 가족이 생활하는 사적 공간인 살림집이다.

‘ㄷ’자형 평면으로 가운데 본채와 좌우 날개채로 구성되었는데, 남향인 동헌과 달리 동향으로 지어져 두 영역 간 간섭을 최소화하였다. 동헌 쪽 날개채는 주택의 사랑채와 같이 구성하여 안마당을 보호하면서도 대외적인 관계를 고려했고, 반대쪽 날개채에는 안방과 부엌을 두어 살림의 중심으로 삼았다. 이렇게 대청을 경계로 양쪽 날개채에 내외(內外) 개념을 적용한 것은 김제 내아의 독특한 공간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보물 지정 중 유일한 석조문화재인 경주 (전)염불사지 동․서 삼층석탑은 남북국시대이던 8세기 전반에 건립된 5.85m 높이의 석탑이다. 두 탑은 모두 상, 하 2층의 기단으로 구성되어 있고, 탑신(塔身, 몸돌)과 옥개석(屋蓋石, 지붕돌)은 각각 1매의 석재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륜부는 대부분 사라지고 노반석(露盤石, 탑의 상륜부를 받치는 돌)만 남아 있다.

복원 과정에서 일부 새 부재들이 사용되었으나, 전체적인 조영 기법과 양식, 석탑 기초부에 대한 발굴 조사 결과 등을 고려할 때, 8세기 전반에 건립되어 통일신라 석탑의 전형과 양식사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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