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對아프리카 외교… 尹정부 출범 후 40국 이상 방문

김은중 기자 2022. 11. 2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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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아프리카대표단 초청 만찬
2024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최 목표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 위해 협력 강화”
윤석열 대통령과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아프리카 대사단 초청 만찬에서 나란히 손뼉을 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한민국은 아프리카의 성장을 지지하며 그 과정에서 진정한 동반자가 되길 희망합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23일 고(故)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장녀인 제나니 노시츠웨 들라미니 주한 남아공 대사를 비롯한 31국의 주한 아프리카대사단 전원을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우리 대통령이 직접 아프리카 대사단 전부를 초청해 만찬을 가진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정부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에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그 어느때보다도 활발한 대(對)아프리카 외교가 전개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 아프리카 대사단 등 200명 참석… 한국말로 “건배” 외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외빈 초청 만찬에서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날 만찬은 ‘한국과 아프리카, 함께하는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돼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아프리카는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싸운 경험이 있다”며 6·25 전쟁 참전국인 에티오피아, 남아공, 라이베리아를 호명했다. 이어 “한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는 얼음속에서 피어나는 끈끈한 연대 위에 서있다”며 “임기 동안 아프리카 대륙이 번영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돕겠다.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는 한국형 개발협력 사업을 만들어 나가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프로그램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국에 대사관이 없어 일본·중국 대사관이 겸임하고 있는 국가들에서도 만찬 참석을 위해 다수가 배우자를 동반해 비행기를 타고 서울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레소토, 나미비아, 말라위 등 6국의 비(非)상주 주한 대사에게 신임장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남수단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하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고(故) 이태석 신부, 아프리카 백신 보급에 열정을 기울인 고 이종욱 WHO 사무총장 등을 거론하며 연대와 아프리카에 대한 기여를 강조했다. 주한아프리카외교단장인 카를로스 빅토르 분구 가봉대사가 건배사에서 한국말로 “건배”를 외쳐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케냐 정상의 방한(訪韓)은 32년 만으로 올해 9월 취임한 루토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케냐 에너지와 방산 분야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달라”고 했고 “한국이 개발한 새로운 벼 품종 지원을 통해 케냐의 식량 안보 개선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회담 후엔 양국이 차관 한도를 3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늘리는 ‘2022~26년 대외협력기금(EDCF) 차관 기본 약정’에도 서명했다. 김건희 여사도 루토 대통령 배우자인 레이첼 루토 여사와 비공개 환담을 가졌다.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케냐 측이 가장 보고 싶은 한국인으로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불러 한국 내 케냐 인지도를 향상시킨 가수 조용필씨를 꼽았다고 한다.

◇ 尹정부 출범 후 40국 이상 방문… 2024년 분기점되나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오른쪽)이 올해 9월 케냐에서 열린 윌리엄 루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장-끌로드 가꼬소 콩고 외교장관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 또는 외교부 장관 특사 지위를 부여받은 민관 인사가 방문한 아프리카 국가는 총 40국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포 유치 외교를 진두지휘하는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실부터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삼성전자·현대기아차·LG·SK 같은 기업까지 역할 분담을 통해 단기간에 대아프리카 외교를 활발하게 전개했다는 뜻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외교 장관 특사 지위를 부여해 방문국의 최고위직과 면담이 이뤄지도록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가봉·나이지리아 대통령과 탄자니아 총리 등이 방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외교부는 윤 대통령 재임 중인 2024년 서울에서 아프리카 정상들이 모두 참석하는 ‘한-아프리카 특별정상회의’ 개최도 추진하고 있다. 성사만 된다면 한-아프리카 관계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글로벌 중추 국가(GPS)로서 역할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프리카에 대륙별 가장 많은 국가가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2024~25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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