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인천공항도 못한 해외미술관 인천 유치, 유정복은 성공할까

박준철 기자 2022. 11. 2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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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유정복 인천시장이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인천시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이 세계적인 미술관인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인천 분관’을 유치하겠다고 밝혀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2008년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려다 무산된 바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퐁피두 등 해외 미술관을 유치하려다 로열티와 작품대여료 등 천문학적 비용 부담 때문에 보류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14일 유럽 출장중인 유 시장이 파리에 있는 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를 방문, 르봉 관장을 만나 인천에 분관을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함에 따라 후속 절차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1977년 개관한 퐁피두는 루브르·오르세와 함께 ‘파리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퐁피두센터는 피카소와 마티스 등 세계적 거장들의 모더니즘, 팝아트, 설치예술 작품 13만점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유 시장의 유치 의지가 확고하다”며 퐁피두센터에 유치 협상을 위한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조만간 유치 전략을 수립해 퐁피두를 찾아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설 방침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퐁피두 분관은 미술관 수장고를 추진하고 있는 인천공항과 연계해 영종도에 유치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인천은 세계적인 공항과 항만을 가진 대표적인 국제도시로, 퐁피두 미술관이 인천에 진출하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 퐁피두센터의 명성을 떨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7년 개관한 프랑스 퐁피두 미술관.|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사실 퐁피두 분관 유치 활동은 부산시에서 먼저 시작했다. 박형준 시장이 퐁피두 분관 유치를 위해 프랑스에 다녀오는 등 지난해 11월부터 공을 들여왔다. 부산시는 해외 박물관 유치를 위해 이미 1억5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내년에 ‘세계적 미술관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인천시가 갑자기 퐁피두 분관 유치에 나서 당혹스럽다”며 “국내 자치단체끼리 경쟁하면 유치 비용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유 시장은 “퐁피두센터의 르봉 관장을 초대했다”며 “직접 와서 보고 들으면 인천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시장은 이어 “부산도 유치 시도만 했을뿐, 협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며 “부산이 유치한 것을 가로채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017년 개관한 루브르 아부다비 박물관.|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세계적인 미술관·박물관을 유치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 6월 ‘글로벌 미술관 분관 유치 타당성 용역조사’를 벌인 결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아랍에미리트 분관인 ‘루브르 아부다비’는 박물관 건설비용만 1조3000억원이 투입됐다. 여기에 로열티와 기획·전시 비용은 물론 작품전시에 수반되는 운송과 보험 등을 합치면 천문학적인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페인의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은 전시대금을 제외하고도 건설비용만 2000억원이 들었다. ‘퐁피두 상하이’는 건설비와 부지, 전시대금을 제외하고 로열티가 5년간 38억원, ‘퐁피두 말라가’도 매년 21억원, ‘퐁피두 브리쉘’도 10년간 로열티로 154억원을 준다.

세계적인 해외 미술관 분관 개관을 위한 투자비는 공사비 포함 최소 1000억원 이상에 각종 경비를 포함하면 엄청난 비용이 투입된다. 특히 유치 주체는 건설부지와 건설대금은 물론 브랜드 사용료와 운영 전반의 비용을 부담하고 운영관리와 보존, 문화 프로그램 설계 등의 책임도 져야 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로열티와 작품대여료 등 막대한 비용 부담 때문에 해외 미술관 분관 유치를 유보하고 제2여객터미널 내에 미술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안상수 전 시장도 고흐와 몬드리안, 샤갈 등의 작품 2만점 이상을 보유한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려 했으나 막대한 비용 때문에 포기한 바 있다.

1937년 개관한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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