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FA 7명 중 1명 잡은 NC, 1년 전과는 다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2. 11. 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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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FA 7명 가운데 현재까지 1명을 잡은 NC 다이노스. ‘집토끼’ 나성범(KIA)을 놓치고 박건우, 손아섭을 데려온 1년 전과는 여러모로 상황이 달라 보인다.

NC는 23일 박민우와 5+3년 최대 140억원의 조건으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KBO리그 역대 최장기간 계약기록으로 이번 스토브리그 NC의 1호 FA 계약이기도 했다. 7명의 FA 가운데 이제 겨우 1명을 잡은 상황이다.

거기다 NC는 24일 두산 베어스에서 뛰면서 FA 자격을 얻은 포수 박세혁과의 계약 발표를 앞두고 있다.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계약 규모는 4년 50억 원 내외가 유력하다.

NC 다이노스가 내부 FA 7명 가운데 1명을 붙잡았다. 또 박세혁과의 FA 계약 발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여러모로 전력 누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1년 전 나성범의 이탈이 유력해지자 박건우와 손아섭을 데려와 대거 전력을 보강한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사진=NC 다이노스
표면적으로만 보면 최우선 순위였던 양의지가 두산과 6년(4+2) 최대 152억 원으로 FA 계약을 맺고 이탈한 공백을 박세혁을 붙잡고, 최우선 중에서도 차순위였던 박민우를 눌러 앉혀 급한 불은 끈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러모로 협상 전략의 부재로 집토끼들을 대거 놓칠 위기라 전력 누수가 불가피해보인다.

우선 NC는 이번 FA 시장에 7명의 집토끼가 나온 시점부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최우선 목표로 잡은 양의지와 박민우에 집중하는 전략을 썼다. 그 때문에 다년 계약 등을 통해 미리 잔류를 시킬 수 있었던 집토끼를 1명도 붙잡지 못하고 FA를 시작했다.

반면에 다른 구단들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가장 먼저 키움이 17일 FA 시장이 개막한 이후 이틀만인 19일 오전 원종현을 4년 총액 25억 원(계약금 5억원·연봉 5억원)의 조건으로 데려가면서 FA 1호 계약을 알렸다. 키움은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원종현 측을 만나 파격적인 4년 계약을 제시해 선수의 마음을 움직였고 일사천리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물론 원종현의 계약은 30대 중반 구원투수에게 적지 않은 수준의 4년 계약을 제시한 것이라 NC가 조건에서 넘어서기 쉽지 않았던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반대로 NC가 이적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였던 원종현에게 FA 시장 개장 전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노진혁의 사례는 NC의 협상기술 부족이 드러난 더 확실한 케이스다. 23일 롯데 자이언츠는 4년 총액 50억 원(계약금 22억 원, 연봉 24억 원, 인센티브 4억 원)의 조건으로 내야수 노진혁과 FA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노진혁도 FA 시장 직후부터 일찌감치 롯데를 비롯한 복수의 구단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

하지만 NC는 22일에야 노진혁에게 첫 오퍼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진혁도 FA 계약 이후 “롯데와 NC의 조건은 같았다. 하지만 성민규 롯데 단장님께서 FA 첫째날부터 꾸준히 관심을 보여준 것이 마음을 움직였다”며 이적 배경이 롯데의 정성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양의지와 박민우에게 집중하느라 나머지 집토끼들이 NC라는 우리를 빠져나가는 걸 지켜보고만 있다가 뒤늦게 부랴부랴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양의지를 놓친 상황도 마찬가지로 아쉬움이 남고 있다. 계약 직전인 22일 밤 박정원 두산 그룹 회장 겸 두산 베어스 구단주의 SNS에는 양의지, 이승엽 감독과 함께 식사를 한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은 곧바로 삭제됐지만 결국 23일 양의지의 계약이 발표되면서 사실상의 오피셜 스포일러가 됐다. 실제 이 사진 촬영 시점은 이보다 더 전이었다.

박정원 두산 회장이 양의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본격적인 계약 시작 전 양의지를 초대한 상황. 거기다 이승엽 감독까지 양의지에게 친정팀 복귀의 필요성을 피력했음은 자명하다. 결국 대기업 회장이자 구단주와 감독까지 나서 양의지 영입전에 매진한 셈이다. 이런 숫자로는 드러나지 않는 두산의 정성과 노력이 양의지의 마음을 움직였음은 자명하다.

1년 전 NC는 나성범과 KIA의 계약이 유력해지자 발빠르게 노선을 바꿔 박건우와 손아섭을 각각 두산과 롯데로부터 데려왔다. 각자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지만 올해는 자칫 이러다 내부 FA마저 대거 놓치고 심각한 전력 누수가 불가피해질 분위기. 여러모로 1년 전과 비교해 좋지 못한 상황이다.

3명의 집토끼는 떠났고, 1명을 붙잡았다. 그리고 이제 남은 NC의 내부 FA는 3명이다. 사이드암 투수 이재학, 외야수 권희동과 이명기다. NC가 이전과 다른 협상의 기술과 기민한 움직임을 통해 이들을 붙잡을 수 있을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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