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포수 걱정 한 번에 지운 남자 유강남 “가을야구라는 행복 드리고 싶다” [MK인터뷰]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2. 11. 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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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팬들에게 가을야구라는 행복을 드리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의 올해 겨울은 뜨겁다. 그동안 FA 시장에서 소극적이었던 모습을 지우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전력 보강을 확실히 해냈다. 그리고 핵심은 포수 영입, 즉 유강남(30)을 품에 안은 것이었다.

롯데는 지난 21일 오후 유강남과 4년 총액 80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5년 전 강민호를 떠나보낸 그 날 그 시간에 과거의 그림자를 지울 새로운 ‘주전 포수’를 얻은 것이다.

유강남은 지난 21일 롯데와 4년 80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사진=롯데 제공
유강남은 이번 포수 FA 시장에서 양의지(두산), 박동원(LG)과 함께 Big3로 평가받았다. 세 선수 중 가장 먼저 FA 계약 소식을 전했는데 그만큼 롯데의 관심이 대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FA 계약 직후 연락이 닿은 유강남은 “전화가 끊이지 않고 계속 와서 정신이 없다(웃음)”며 “지금은 여러 감정이 교차하고 있다. 계약 전부터 끝난 지금까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롯데에서 나에 대해 정말 좋게 평가해줬다. 감사함을 느꼈다. 가치를 인정해줬고 또 그만큼 성의를 보여주기도 했다. 감동했다”며 “내가 가진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는데 충분히 이겨낼 수 있고 또 반등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받았다. 그래서인지 더 감동했다”고 돌아봤다.

포수란 포지션이 야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포수 값이 금값’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정상급 포수를 얻기는 쉽지 않다. 대표적으로 롯데는 강민호 이후 5년 동안 주전 포수가 없었다. 유강남을 영입하기 전까지 말이다. 그 결과 5년 동안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하지만 결국 투수를 케어하는 건 포수의 몫이다. 즉 야구는 투수놀음이 아니라 포수놀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강남이 롯데와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직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선수단도 미소를 보였다. 특히 배영수 투수코치는 “(포수)고민이 많았는데…. 최근 며칠 중 최고로 기분 좋은 소식이다”라며 웃음 짓기도 했다. 유강남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자 “배영수 코치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유강남은 KBO리그 포수 중 프레이밍과 블로킹 능력은 최상위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20년대 들어 최강의 마운드를 자랑한 LG 트윈스의 ‘안방마님’이었다는 것 역시 그가 정상급 포수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롯데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그들에게 경험과 안정감을 줄 포수는 이제 유강남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제는 롯데의 젊고 유망한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바운드볼이 많고 폭투도 많았던 어린 투수들이지만 유강남과 함께라면 분명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강남은 “팀에 빨리 녹아들어야 한다. 아직 공을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선수가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며 “투수들이 자신 있어 하는 공, 그리고 내가 봤을 때 더 좋은 공이 다를 수 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면 많은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잘 찾아야 한다. 투수가 내게 바라는 것과 내가 투수에게 바라는 것이 있을 것이다. 서로 피드백하면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같이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투수들에게 친형과 같은 존재로 다가가려 했다. 부담을 주는 것보다 친구처럼 편하게 지냈다고 생각한다. 포수와 투수의 사이가 어려우면 힘이 날 수가 없다. 그런 부분에서 투수들이 편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자주 대화도 나눌 생각이다. 부담 없이 다가와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롯데와 함께하게 될 4년, 유강남은 어떤 미래를 그렸을까. 그는 “일단 5강 안에 들어서 가을야구를 통해 팬들에게 행복을 드리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또 세부적으로는 투수들이 조금 더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올해 이후 롯데 투수진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마운드를 구축하는 게 두 번째 목표다”라고 다짐했다.

※ 유강남 선수는 마지막으로 LG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그는 “12년간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사실 이적했다는 것이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 LG를 떠났지만 그동안 받은 응원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우여곡절을 함께한 팀이다. 질타도 받고 사랑도 받았다. 과분한 응원까지 받았다. 그래서 정말 감사하다. 조금 부족했더라도 이제는 노여움을 푸셨으면 한다.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응원해준 LG 팬들에게 그저 감사할 뿐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심스럽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제는 LG가 아닌 롯데의 일원이 됐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이 글을 적은 건 유강남 선수가 10년 넘게 몸담은 LG에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전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 롯데 팬들 역시 새로운 식구가 된 유강남 선수의 마음을 이해해줄 것이란 생각에 이 글을 남긴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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