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초 살림꾼 윤아림-허정원의 다짐, “우승하겠다”
성남 수정초는 23일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윤덕주배 제34회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초등학교 농구대회 여자 초등부 결선 토너먼트(8강)에서 화서초를 47-22로 가볍게 따돌리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수정초는 팀을 이끌어나가는 두 축인 송예인(164cm, G)과 전하연(165cm, F)을 앞세워 경기를 풀어나간다. 두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도 29점 15리바운드 10어시스트 10스틸을 합작했다.
두 선수만 잘 한다면 이기기 힘들다. 다른 선수들이 송예인과 전하연이 활개 칠 수 있도록 밑거름을 다져준다. 득점보다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서 힘을 실어주는 선수가 윤아림(172cm, F/C)과 허정원(171cm, F/C)이다.
이날 경기에서 윤아림은 3리바운드 2스틸을, 허정원은 4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경기 후 만난 두 선수는 승리 소감을 묻자 윤아림은 “다같이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해서 결승까지 올라가서 우승하겠다”고 했고, 허정원도 “하모니리그가 끝난 뒤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그걸 보충하기 위해서 열심히 훈련하고, 영상을 보면서 그걸 되짚어봤다. 이번 대회에서 꼭 우승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윤아림처럼 우승을 언급했다.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수정초는 대한민국농구협회장배 전국초등학교농구대회와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온양 동신초에게 각각 29-41, 33-37로 패하며 준우승했다. 전국유소년하모니 농구리그 챔피언십에서는 준결승에서 온양 동신초를 30-29로 꺾고 결승에 올랐지만, 대신초에게 25-28로 져서 또 한 번 더 준우승 트로피를 받았다.
소년체전 우승과 달리 다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이유를 궁금해하자 윤아림은 “하모니리그에서는 한 번 이겼던 팀(대신초)이라고 만만하게 봤던 점도 있다. 다른 대회에서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거나 여기까지 왔으니까 잘 되겠지 하면서 마음을 놓았기 때문이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고, 허정원 역시 “우리 모두 (상대를) 만만하게 보고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고 비슷한 의견을 전했다.
이번 대회는 팀 동료들과 함께 뛰는 마지막 대회다.
윤아림은 “평소보다 더 으샤으샤하면서 같이 운동하고 협동심을 기르고, 다같이 뛰는 마지막 대회니까 지더라도 후회 없는 대회를 하자고 마음먹고 훈련했다”며 “팀워크를 맞추는 훈련을 많이 했고, 자신감있게 자신이 할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도록 훈련했다”고 이번 대회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들려줬다.
허정원은 “열심히 하고, 꼭 이기고 싶다는 마음 가짐으로, 궂은일부터 하자며 준비를 해서 경기도 잘 풀린다”며 “충분한 휴식 기간을 가지고, 연습경기를 하며 체력을 다지고, 우리 팀끼리 한 발씩 더 맞춰나갔다”고 했다.
팀에서 맡은 역할을 묻자 윤아림은 “팀에서 득점을 많이 하지 못하지만, 스크린을 걸어주고, 궂은일을 하면서 팀을 위한 움직임을 열심히 한다”고 했다. 허정원은 “나도 득점을 많이 하지 못하지만, 궂은일을 하나 더 하면 우리 팀이 한 번 더 득점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리바운드를 하나 더 잡고, 몸을 날려서 볼을 한 번이라도 더 살리려고 한다”고 했다.
윤아림은 처음 승리 소감을 답할 때는 긴장한 면이 조금 있었지만, 질문을 할수록 중학생이나 고등학교들보다 더 정확하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내놓았다.
윤아림은 “인터뷰를 처음 한다”며 “인터뷰라면 이렇게 말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첫 인터뷰라서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했다.
허정원은 리바운드를 잘 잡는 자신만의 비결이 있는지 묻자 “볼이 보이면 박스아웃으로 상대 선수를 밀어내서 손을 뻗어 리바운드를 잡는다”고 했다.
언제부터 농구를 시작했는지 물었다.
윤아림은 “농구클럽에서 (농구를) 조금 해봤더니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해보고 싶어서 찾아본 뒤 수정초로 왔다. 해보니까 힘든 점도 많고, 단체 생활이라서 불편한 점도 많았다”며 “농구클럽에서 할 때보다 같이 붙어 있고, 서로 팀워크를 다지며 활동을 하니까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훈련하면서 더 건강해지고(웃음), 성격도 더 좋아진 거 같아서 선수를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체력 훈련을 해봤을 때 너무 힘들어서 솔직히 ‘아, 내가 왜 했지’ 생각했을 때도 있었다”며 “그걸 이겨내서 체력이 더 길러지고, 실력이 늘어난 나를 보면서 ‘아, 하길 잘 했구나. 내가 이걸 하면서 성장해나가는구나’ 그걸 느꼈다. 그 덕분에 버틸 수 있었고,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힘들어하면 같이 응원해주니까 버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허정원은 “처음에 2학년 즈음 아빠가 권유를 해서 W걸스 드리블 퍼포먼스에서 활동하다가 지금 코치님께서 스카우트를 해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수정초에 온 건 올해 1월이다”고 했다.
2022년 마지막 두 경기를 남겨놓았다. 준결승에서 만나는 대신초에게 또 진다면 한 경기만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복수에 성공한다면 5개 대회 모두 결승에 진출한다.
윤아림은 “지금까지 득점이 없어도 도움을 주는 선수로 만족했다면 앞으로는 도와주면서 자기 득점까지 챙길 수 있는 그런 선수로 결승까지 가서 우승하고 싶다”며 “닮고 싶은 선수는 너무 많다. 되고 싶은 선수는 지금까지는 자신감이 없는 선수였는데 자신감을 키워서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당당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허정원은 “이번 대회에서 못 보여준 게 많다. 언니들과 함께 뛰는 마지막 대회라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믿는다”며 “앞으로 항상 노력하고, 안 보이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사진_ 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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