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SNS의 입관식[IT칼럼]

입력 2022. 11. 24. 07:18 수정 2022. 11. 2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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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1만1000명 해고 선언은 상징적이다. 2004년 창업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정리해고인데다 여타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해도 유례없는 규모여서다. 대부분의 예산을 집중하며 전력을 쏟아부었던 메타버스의 핵심, 리얼리티 랩도 예외가 되진 못했다. 더욱 충격적인 건 한때 메타의 현금창고로 평가받았던 인스타그램도 대규모 해고의 표적이 됐다는 소식이다. 틱톡과의 경쟁을 명분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인스타그램은 광고 경기의 하락, 메타버스 선투자 정책 등에 밀려 저커버그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페이스북과 운영사인 메타의 로고 / Photo by Dima Solomin on Unsplash


트위터의 상황도 위기이긴 마찬가지다. 일론 머스크의 인수 이후 3700명 규모의 해고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즉흥적 해고 지시가 트위터상에 생중계되며 조직붕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급기야 트위터의 파산은 시간 문제라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그것이 막대한 부채 탕감을 위한 묘수라는 주장도 있다. 이에 더해 일론 머스크의 기괴하고 잔혹한 일탈 행동은 충성고객마저 혀를 내두르게 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J커브를 그리며 전 지구적 정보 플랫폼으로 군림했던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양대 산맥이 이렇게 볼품없이 저물고 있다. 광고주들의 흥미도 떨어진 데다 사용자들은 대안을 찾아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팬데믹의 후광효과가 수년 더 가리라고 했지만 그러한 낭만적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미 죽음을 단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웹2.0 연결시대의 상징’ 소셜그래프와 뉴스피드는 증오와 혐오, 허위정보의 추악한 흔적을 남긴 채 쇠락해 가는 중이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웹2.0의 신조어를 만들어낸 촉발점이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장밋빛 미래의 전위대였다. 저커버그는 웹2.0 시대 이데올로그를 자처하며 “프라이버시는 더 이상 사회적 규범이 될 수 없다”고까지 했다. 프라이버시는 개방돼야 하고 공유돼야 한다는 혁명적 발상의 깃발을 들었다. 그래야만 참여가 활성화되고 연결이 강화돼 세상이 더욱 좁아진다는 의미였다. 그게 불과 12년 전인 2010년의 풍경이었다.

지금은 정반대의 경향이 감지된다. ‘넥스트 소셜’의 왕좌를 노리는 신생 플랫폼들은 저마다 폐쇄적 커뮤니티 특성을 띠고 있다. 비리얼(BeReal), 가스(Gas), 제네바(Geneva)는 ‘공유 피로증’을 타고 올라, ‘제한된 개방’을 무기로 전 세계의 조명을 받고 있다. 트위터 망명지로 주목받고 있는 마스토돈(Mastodon)도 ‘제한된 확산’과 프라이버시의 안전성, 탈중앙화를 차별화 가치로 내세운다. 웹2.0의 3대 키워드가 설 자리는 사실상 소멸했다.

개방하고 공유하며 참여하면 새로운 민주주의가 디지털로부터 싹트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웹2.0과 민주주의가 한때 가장 주목받는 연구 주제였던 배경이다. 전 세계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상찬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말로는 트럼프가 만든 ‘트루스 소셜’ 같은 재앙적 소셜네트워크와 혐오를 용인하는 극단적 ‘표현의 자유’의 횡행이었다. 참여, 공유, 개방의 웹2.0 플랫폼이 주도하던 소셜미디어의 기술적 세례가 거의 종착역에 다다랐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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