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에 꽂힌 사우디…IT·게임업계 '들썩'

최은수 기자 2022. 11. 2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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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사우디 국부펀드, 카카오엔터 투자 검토 알려져
넥슨·엔씨 주요 주주 등극 이어 시프트업도 관심
'탈석유' 위해 게임·엔터 등 K콘텐츠 경쟁력 주목

[발리=AP/뉴시스]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2022.11.23.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중동 '오일머니'가 K-콘텐츠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사들에 대규모 금액을 투자해 지분을 사들인 데 이어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도 투자 관심을 내비치는 등 전방위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 엔씨소프트에 투자한 데 이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PIF는 앞서 올 상반기 넥슨과 엔씨소프트에 3조원 넘는 금액을 투자한 바 있다. 이에 넥슨 주식 7.09%를, 엔씨소프트는 지분 9.3%를 확보해 김택진 대표에 이은 2대 주주에 올랐다.

최근에는 서브컬처 게임 '승리의 여신:니케'를 출시해 흥행에 성공한 국내 유니콘 게임 스타트업 '시프트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PIF와 사우디벤처캐피탈(SVC) 쪽 관계자들이 시프트업 본사를 방문했고, 이달에는 살레 알리 캅티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차관과 SVC 고위 관계자들이 본사를 방문해 내부 탐방을 진행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양국 정부와 경제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시프트업이 게임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넥슨·엔씨소프트 지분 확보 이어 '시프트업'도 관심…카카오엔터 대규모 투자 논의

이런 PIF의 게임사 관심은 한국 뿐만이 아니다. 앞서 ‘스타크래프트’ 등 세계적 히트 게임을 제작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지분 4.9%를 소유하고 있고, 최근에는 일본 게임사 캡콤의 지분 5.1%를 매입하기도 하기도 했다.

또 PIF는 올해 초 전 세계 게임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로 관련 법인 '새비 게이밍 그룹(Savvy Gaming Group·SGG)'을 출범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자신을 '비디오 게임과 함께 자란 첫 세대'라고 밝히기도 했다. PIF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국부펀드 중 하나로, 펀드 운용 기금만 5000억달러(약 620조8000억원)에 달해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한다.

주목되는 것은 PIF의 전방위적 투자가 게임 외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PIF가 싱가포르 국부펀드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함께 7000억~8000억원 가량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재 프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으며 1조원 가량의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10조~12조원으로 평가 받고 있다. 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투자 유치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CJ ENM은 올해 6월 사우디 문화부와 MOU를 맺고 영화, 음악, 공연,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 교류를 증진하기로 하는 등 문화 교류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 IP 등 K-콘텐츠 성장성 주목…IP 글로벌 진출 등 기대

업계에서는 사우디의 K-콘텐츠에 대한 PIF의 관심을 게임·엔터테인먼트 등 문화 콘텐츠 산업과 IT분야에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국내 기업들을 파트너로 삼아 ‘탈(脫)석유’를 꾀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사우디는 지난 2016년부터 탈석유와 첨단 제조산업 육성을 위해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국내 게임·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인기 원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고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등 신사업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PIF의 대대적인 투자에 국내 콘텐츠 기업들도 고무적인 분위기다. 이를 계기로 IP 글로벌 진출을 확장해 세계적인 영향력을 넓힐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도 게임 등 콘텐츠 산업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경쟁력을 가진 국내 기업들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게임사들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IP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중동 등 진출을 노려 글로벌 장악력을 높여나가는 계기로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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